지난달 28일 오후 광주고등법원에서 가족과 마을 주민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 재심 재판을 받은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의 부녀가 16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후 발언하고 있다. 뉴스1

16년 전 발생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던 부녀가 재심에서 무죄로 판단되면서, 경찰이 진범을 찾기 위한 재수사에 착수했다.

전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해당 사건을 미제로 재분류하고 전담 수사팀에 배당해 재수사에 돌입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먼저 과거 수사 기록 전반을 면밀히 검토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초기 경찰 수사 기록부터 검찰이 확보한 관련 자료까지 모두 수집했으며, 경찰이 제출한 기록만 19권에 이를 정도로 방대한 양이어서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경찰은 기록 재검토를 통해 당시 수사 과정에서 누락되거나 왜곡된 부분을 확인하고 새로운 단서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건은 2009년 7월 6일 전남 순천 황전면 한 마을에서 청산가리가 섞인 막걸리를 마신 주민 2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으며 시작됐다. 사건 당시 경찰은 마을 내부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탐문 수사를 진행했지만, 검찰이 피해자의 남편과 딸을 피의자로 특정해 체포하면서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부녀가 근친 관계를 이어오다 아내이자 친모를 살해하기 위해 범행을 공모했다고 판단해 기소했다.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으나, 2011년 2심에서 두 사람의 살인 혐의가 인정돼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이 확정됐다.

그러나 이후 강압수사와 허위 자백 논란이 제기되면서 재심이 진행됐고, 재심 재판부는 지난달 28일 부녀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16년 만에 재수사가 시작되며 경찰이 진범을 규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