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난해 홀로 숨진 고독사 3924명...5060 남성이 절반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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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소현 인턴

지난해 5월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혼자 살던 5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가끔 일용직으로 일을 할 뿐 정기적으로 다니는 직장이 없었다. 10여년 전 이혼 이후 가족과도 왕래가 끊긴지 오래였다. 숨진 A씨를 발견한 건 밀린 월세를 받으러간 집주인이었다.

A씨처럼 사회적 고립 상태에서 생활하다 홀로 숨지는 고독사 사망자가 지난해 3924명으로 2023년 3661명 보다 7.2%(263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4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894명, 22.8%), 서울(784명, 20.0%), 부산(367명, 9.4%) 순으로 고독사 사망자 수가 많았다.

남성이 81.7%로 여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50~60대 남성이 2명 중 1명으로, 고독사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60대 남성 고독사 사망자 수(1089명, 27.8%)가 가장 많았고, 50대 남성 고독사 사망자 수(1028명, 26.2%) 두번째로 많았다.

고독사 발생장소는 주택(1920명, 48.9%), 아파트(774명, 19.7%), 원룸 및 오피스텔(769명, 19.6%) 순으로 많았다. 주택과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5년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반면 원룸ㆍ오피스텔, 여관ㆍ모텔, 고시원의 비중은 같은 기간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고독사 현장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임대인ㆍ경비원 등인 경우가 1692명(43.1%)으로 가장 많았다. 가족(1044명, 26.6%), 이웃주민(470명, 12.0%), 보건복지서비스 종사자(301명, 7.7%), 지인(280명, 7.1%) 순이었다. 최근 5년간 임대인, 사회복지사 등에 의한 발견 비중은 증가 추세인 반면 가족·지인에 의한 발견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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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고독사 사망자 중 자살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13.4%(526명)로 2023년 14.1%(516명)에 비해 다소 줄었다. 자살자의 비중은 20대 이하(57.4%), 30대(43.3%), 40대(25.7%), 50대(13.5%) 순으로 2023년과 유사하게 연령대가 낮을수록 자살로 인한 고독사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사망자 중 사망 전 1년간 기초생활보장수급을 받았던 이력이 있는 경우는 2024년 1462명(39.1%)로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자 비중은 2020년부터 최근 5년간 약 40% 정도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고독사 사망자 증가에는 1인 가구의 증가와 고령화 외에도 디지털 기술 발달로 인한 대면 관계의 질 약화, 단절된 주거환경, 지역 공동체 의식의 약화,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배달 노동ㆍ플랫폼 노동 위주의 일자리 구조 변화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경미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전국 1인 가구 비율은 2023년 35.5%에서 2024년 36.1%로 늘었는데, 상대적으로 고독사에 취약한 1인 가구가 늘어난 것이 고독사 사망자 수의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우 과장은 “2023년 사회조사 결과 19세 이상 국민 3명 중 1명이 도움이 필요해도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회적 고립 상태로 확인됐는데, 이런 상황도 고독사 사망자 수의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고독사를 줄이기 위해 사회적 고립 예방 정책을 추진한다. 이에 앞서 내년 ‘사회적 고립 실태조사’를 시행해 고립 위험군 규모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박재만 복지부 복지행정지원관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고독사를 예방하고, 고독사의 주요 원인인 사회적 고립에 대응하기 위해‘생애주기별 사회적 고립 대응’이 국정과제로 선정됐다”라며 “내년부터는 사회적 고립까지 정책 대상을 확대해 사회적 고립 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하고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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