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푸틴 외교 측근 통화 유출 파문…배후로 지목된 된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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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종전안 협상 과정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와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이 나눈 통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누가 엿들었고, 어떤 이유로 언론에 흘린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부, 미국 정보당국, 유럽 정보기관 등 여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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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 로이터=연합뉴스

 논란은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달 14일에 있었던 두 사람의 통화 내역을 전날 보도하면서 촉발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위트코프는 우샤코프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지역 평화 중재 노력을 칭찬하면서 우크라이나 영토를 받아내라는 팁을 건넸다. 우크라이나의 동부 돈바스 영토 포기는 미국 정부가 공개한 종전안 초안의 28개 항목 중 하나이기도 했다.

 이처럼 양국 정상의 핵심 측근들간에 이뤄진 민감한 통화 내용이 언론에 유출되면서 경위와 배경을 놓고 각종 추측이 잇따랐다. 우샤코프는 러시아 매체 인터뷰에서 통화 당사자들로부터 유출됐을 가능성을 일축하며 “왓츠앱으로 나누는 특정 대화는 일반적으로 누군가가 어떻게든 엿들을 수 있다”며 도청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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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 AP=연합뉴스

 우선 러시아가 스스로 통화 내용을 흘렸을 가능성이다. 한 유럽 관리는 WSJ에 “위트코프가 러시아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러시아식 권력 과시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는 러시아 정부 고위층이 종전 협상을 무산시키기 위해 통화 내용을 유출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우샤코프는 “누군가가 유출하고 누군가가 도청하고 있지만, 우리 소행은 아니다”며 러시아의 ‘자작극’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다음으로는 미국 정보기관 배후설이다. 한 전직 미 정보 고위 관계자는 가디언에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은 두곳이다. CIA(중앙정보국)와 NSA(국가안보국)”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종전안이 체결될 것을 우려한 내부 인사가 의도적으로 통화 내역을 언론에 제보했다는 추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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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8월 15일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도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유럽 정보기관이 관여했을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는다. 유럽 주요국은 미국이 작성한 초안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기울어져 있다고 비판해왔다. 또다른 유럽 안보관계자도 WSJ에 “우샤코프가 일반 휴대전화 회선을 사용했기 때문에, 전 세계 수십 개국이 그의 통화를 엿들을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우샤코프도 “유럽은 우크라이나 평화 프로세스에 전혀 필요치 않은 방식으로 끼어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유럽이 종전안 초안에 이의를 제기한 것을 비판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소속 러시아 전문가인 에밀리 페리스는 WSJ에 “누가 통화를 유출했든, 이 사건은 전쟁과 외교 전반에 혼란과 불확실성을 더했으며 이는 러시아에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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