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홍콩화재 원인 '대나무 비계' 지목에… "대나…

본문

btc92b972cf69da4becdae68f3bc7016e3.jpg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웡 푹 코트'에 대나무 비계는 형체를 유지했다. EPA=연합뉴스

홍콩 화재 참사에서 불이 번진 원인으로 지목된 '대나무 비계'를 두고 홍콩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중국 영향력 아래에 있는 홍콩 당국이 안전관리 업무를 못한 것에 대한 변명으로 대나무 탓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당국은 아파트 보수 공사에서 불에 쉽게 타는 자재가 사용된 것이 피해를 키웠다고 보고 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대나무 비계를 금속 비계로 대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은 진화가 완료된 이후에도 대나무 비계는 형체를 유지했다고 주장한다. 창문을 막고 있던 스티로폼 단열재와 비계 위로 덮인 초록색 안전 그물이 불을 키웠고 이는 당국의 책임이라는 취지다. 공사 업체인 '프레스티지'가 앞서 두 차례 안전규정 위반이 적발됐는데도 수주한 것을 두고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bt0be2e3e54e17e56ecfbfade1ab60aa1f.jpg

올해 초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 건물 내부. AFP=연합뉴스

외벽 작업용 발판인 비계는 금속으로 제작되지만 홍콩에선 초고층 건물에도 여전히 대나무 비계를 쓴다. 이에 홍콩인들이 대나무 비계를 중국 본토와 구분되는 홍콩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여 항의성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라파엘라 엔드리치 홍콩중문대 건축학과 교수는 "대나무는 본래 수분이 많아 연소가 늦어 발화에 강하다"고 설명했다. 대나무 비계는 중국 건축의 전통 기술로 1000년 넘게 이어져 왔다. 중국은 이미 금속으로 대체했지만, 홍콩은 고온다습하고 해풍이 잦은 특성상 대나무를 유지 중이다.

bte351da71d82796261366c827d65fcabe.jpg

홍콩의 한 보수공사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대나무 비계를 설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홍콩 현지에 대나무 비계 관련 건축 종사자는 약 4000명에 이른다. 이들은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긴 대나무를 가로와 세로로 하나씩 쌓아 올리며 비계를 설치한다.

이번 화재로 정부 책임론이 거세지자 당국은 2019년 민주화 시위처럼 반중 시위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고에 나섰다. 주홍콩 국가안전공서는 지난달 29일 "이번 화재를 틈타 반중난항(反中亂港·중국에 반대하고 홍콩을 어지럽히다) 세력이 기회를 노리며 소란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면서 "홍콩을 다시 송환법 반대 시위의 혼란으로 되돌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부 책임을 따져 묻는 온라인 청원글을 올린 게시자도 경찰에 체포됐다고 한다. 게시자와 소속단체는 감독 소홀 등 정부 책임 규명, 독립기구를 통한 조사, 공사 감독 제도 재검토, 피해 주민 지원 등 4가지 요구를 담은 글을 온라인에 올렸지만 현재 접속이 차단됐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1,748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