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그랜저 220만원, 아이오닉9 630만원...국내車 '눈물의 세일&a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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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다. 중앙포토
그랜저 220만원, 아이오닉9 630만원, 그랑콜레오스 540만원….
1일부터 시작된 국내 완성차 업계의 할인 프로그램 내용이다. 올해 12월 31일로 종료되는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를 앞두고 막판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얼어붙은 소비 심리, 값싼 중국산 전기차의 등장에 ‘눈물의 세일’에 나섰다는 평가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부터 31일까지 승용차(가솔린·하이브리드·전기차) 25종 가운데 캐스퍼(가솔린·전기차)를 제외한 23종에 대해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인다. 지난달 벌인 ‘코리아세일페스타’ 할인대상 12종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현대차 아이오닉9. 사진 현대차
최근 판매량이 정체된 차종일수록 할인폭이 더 크다. 올해 2월 출시된 후 11월까지 국내에 8094대 팔린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기본 6715만원)의 경우, 매달 1000여대씩 팔리다가 신차효과 반감했고 전기차 보조금 소진으로 10월부터 판매량이 꺾였는데 이번 달 최대 630만원의 할인액이 책정됐다.
인기 차종도 할인대상에 대거 포함됐다. 올해 1~11월 7만2558대가 팔려 현대차 승용차 중 최다 판매 차종인 아반떼(2034만원)는 최대 205만원,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인 그랜저(3798만원)는 최대 220만원 할인된다. 판매량이 꾸준한 ‘스테디셀러’ 싼타페(3964만원)는 최대 200만원,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4383만원)는 최대 126만원 할인된다.
기아도 K8(360만원 할인), EV6(390만원 할인) 등 출시된 지 수년이 지난 차종 외에도 쏘렌토(190만원 할인, 가솔린 한정) 등 인기차종을 할인대상에 포함했다.

르노코리아 그랑콜레오스. 중앙포토
일반적으로 연말 할인은 완성차 업체들이 해가 바뀌기 전 재고를 줄이고, 연간 목표 실적을 맞추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하지만 올해는 소비 심리 위축, 수요 감소로 인해 재고가 예년보다 많다고 한다. 그랜저·싼타페 등은 내년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는데, 이 때문에 재고가 더 많이 쌓인 측면도 있다. 현대차는 그랜저 60개월 무이자 할부 행사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500만원 깎아주는 것과 비슷하다. 마진을 최소화한 것”이라고 했다.
내수·수출 시장에서 판매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11월 내수판매량은 지난해 11월 대비 각각 3.4%, 1.6% 줄었다. 같은 기간 수출도 2.2%, 0.8% 감소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미국 관세, 중국산 전기차 국내 출시 등을 감안했을 때 이 정도 감소폭은 선방한 편”이라면서도 “내년 내수시장 격전을 대비하기 위해선 아주 적은 마진을 남기더라도 재고를 한대라도 더 파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견3사도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나섰다. 르노코리아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랑콜레오스를 최대 540만원(가솔린 에스카파드 루프박스 모델)까지 할인한다. 그랑콜레오스는 지난해 9월 출시돼 올해 11월까지 5만3310대가 팔려 르노코리아에는 ‘효자 차종’이지만, 신차효과가 줄면서 판매량도 확 꺾였다. 올해 11월 판매량은 2404대로 10월보다 18.1% 떨어졌다. 한국GM은 북미산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최대 500만원 할인 판매한다. KG모빌리티는 픽업트럭 무쏘 스포츠·칸을 5%(약 150만원) 할인한다.

박경민 기자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기아 대비 가성비를 앞세워 온 중견3사의 경우, 중국산 브랜드와 포지션이 겹친다”며 “내년 중국산 브랜드의 국내 추가진출이 이뤄지면, 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할인 행사가 소비자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그랜저의 경우, 현대카드 포인트로 할부금을 차감하는 ‘블루세이브 오토’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50만원을 할인해주는 등 상당수가 조건부다. 그랑콜레오스도 기본할인은 110만~160만원이고, 나머지는 이전 차량이 침수차여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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