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특검, 김건희 징역 15년 구형 “法 밖에, 法 위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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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이 구형됐다. 지난 8월 역대 영부인 중 처음으로 구속기소된 지 3개월만, 12·3 비상계엄 선포 후 꼭 1년 만이다. 선고기일은 다음달 28일로 지정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특검 “김건희, 그동안 법 밖에 존재…양형기준상 최고형도 부족”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 심리로 열린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15년과 함께 벌금 20억원 및 추징 9억4864만원 선고를 법원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피고인(김 여사)만이 그 동안 대한민국 법 밖에 존재했고 법 위에 서 있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김 여사가 받는 세가지 혐의 중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자본시장법 위반), 통일교로부터 명품 수수(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징역 11년 및 벌금 20억원에 추징 8억1144만원, 명태균씨로부터 공짜 여론조사 제공 받은(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4년 및 추징 1억 3720만원이 각각 구형됐다.

2025년 12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주가조작과 통일교 청탁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씨의 결심공판 진행된 가운데 특검보와 검사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범행의 모든 공범은 법대 앞에 섰으나 피고인만은 예외였고, 최근 국민 모두가 무참한 심정으로 지켜봤다. 피고인은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을 무력화시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종교단체와 결탁해 헌법의 종교분리 원칙을 무너뜨리고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과 대의제, 민주제, 국가통치시스템을 붕괴했다”고 했다.
아울러 “피고인은 지금도 법이 본인이 자행한 행위에 방패막이라고 생각하고 수사 및 재판에서 본인만 밝힐 수 있는 진실의 영역에서 침묵으로 일관했고 참회도 거부하고 있다”며 “본인이 저지른 잘못과 관련해 본인만이 밝힐 수 있는 진실의 영역에 관해선 철저히 침묵과 은폐로 일관했다. 진술거부권에 숨어 어떠한 참회도 거부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중형을 구형한 배경으론 “대한민국 역사에 영원히 부끄럽게 기록될 법치 파괴 행위는 일반인이 통상 범위 내에서 저지를 것이라고 마련된 기존 양형이 포섭할 수 있는 차원을 크게 넘어섰다”며 “피고인에 대해 현재 마련된 양형 기준 범위 내 각 최고형이 선택되더라도 부족함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이날 법정에 처음 출석한 민중기 특별검사를 비롯해 각 혐의 수사를 맡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 특검보도 모두 출석했다. 그간 자신이 맡은 의혹별로 공판팀을 나눠 재판에 나왔는데, 이날은 최종 의견을 진술하는 만큼 모두 출석한 것이다. 이날 법정에 나온 특검 측 인원은 15명으로,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의견을 주장했다.

12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주가조작과 통일교 청탁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씨의 결심공판 진행된 가운데 김건희 씨가 피고인 석에 앉아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김건희 “억울한 점 많지만 진심으로 죄송”
검은 뿔테 안경에 흰 마스크를 거꾸로 착용하고 머리를 묶은 채 교도관의 부축을 받아 입정한 김 여사는 특검팀 구형 후 헛웃음을 지으며 “저도 너무 억울한 점이 많지만 어떤 잘못한 것이 많은 것 같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특검이 말한 것처럼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다툴 여지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국민께 큰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 진심으로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당초 재판부는 국민의 알권리 등을 고려해 이날 공판 시작 전까지 피고인 신문에 대한 언론사의 영상·사진 촬영을 허가했다. 하지만 김 여사가 모든 진술을 거부하면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 중계를 불허했다.
도이치·명태균·통일교…김여사, 세가지 혐의
김 여사는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해 8억1144만3596원의 수익을 거둔 혐의(자본시장법 위반)가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자금을 대는 전주(錢主) 역할을 맡아 통정거래 등 3700여 차례 매매 주문을 했다고 봤다.
또 2022년 대선을 앞둔 2021년 6월~2022년 3월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58회에 걸쳐 2억744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고 같은 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명씨와 친분이 있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아울러 2022년 4~8월 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1000만원 안팎 샤넬백 2개와 6220만원 상당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받고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공적개발원조(ODA)’, ‘유엔(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등 통일교 현안 실행을 도운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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