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박지향 이사장 “역사인식 제3자 설득이 중요…日우익과 토론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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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취임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12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동북아역사재단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우리 역사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진정한 선진국이다. 우리는 옳고 저들은 틀렸다는 식의 주장만 해선 국제사회에서 제3자를 설득할 수 없다.”

박지향(71) 동북아역사재단(이하 재단) 이사장이 12일 열린 취임 간담회에서 그간 재단이 주력해온 한·일, 한·중 관계 연구를 보다 국제적 시각에서 확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영국사를 전공한 서양사학자로서 지난해 말 이례적으로 재단 이사장(임기 3년)을 맡은 후 3개월여 조직·체계를 정비하고 마련한 자리에서다.

박 이사장은 “재단 설립 목적이 바른 역사를 정립하고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 및 번영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인데 그간 특히 한·일 관계에선 갈등만 강조됐다”고 짚었다. 그는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의 역사 인식과 이미 다르고, 이제 미래를 향하여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면서 “우리 역사에 대한 객관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에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학술행사를 추진하면서 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모으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소위 친한파, 매번 오는 학자만 오다 보니 행사를 위한 행사가 된다”면서 “일본의 우익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와서 토론한다면 적극 환영하겠다. 제3자의 시각에서 옳고 그름을 따져보게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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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취임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12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동북아역사재단

오히려 중국의 역사인식에 대한 경계를 내비쳤다. 박 이사장은 “시진핑 중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하나의 중국’ 역사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 엄청나게 노력을 하는데, 예컨대 항미원조(6·25 전쟁을 보는 중국 측 시각) 이슈 같은 걸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재단의 남상구 연구정책실장은 “시진핑 정권의 역사문화 정책이 역사 연구에 어떤 식으로 반영되는가를 선제적으로 보고 있고, 관련 이슈가 있을 때 대응 자료를 쌓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하기 위해 2004년 창설된 고구려연구재단에서 확대 개편돼 2006년 교육부 산하 역사연구기관으로 출범했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등 역사왜곡에 맞서 정부 정책과 대응에 사료와 근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관련 학술·교양 총서 출간도 활발해 현재까지 500여권의 성과를 냈다.

박 이사장은 “재단이 미국의 후버 연구소나 브루킹스 연구소, 영국의 채텀하우스 같은 국제적 싱크탱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희망을 비쳤다. 이와 함께 재단이 쌓아온 학술 성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 동영상 콘텐트 강화 등 대중 홍보에 힘쓰겠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1992년부터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로 지냈고 영국사학회 회장,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서울대 중앙도서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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