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혼밥'에 정책 공부만 했던 다카이치, 취임 46일만에 첫 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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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약 한 달 반 만에 첫 저녁 회식을 가졌다. 평소 회식을 꺼려 ‘은둔형 리더십’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다카이치 총리의 달라진 행보에 일본 언론들이 주목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5일 밤 도쿄 시내 호텔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자민당 부총재와 스즈키 슌이치(鈴木俊) 간사장 등 당의 핵심 원로들과 함께 식사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공식 일정 외에 저녁 식사에 자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약 20명이 참석했으며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참석자들에게 “어떻게든 정권을 운영하는 건 여러분 덕분”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한다. 식사를 함께한 오자키 마사나오(尾崎正直) 관방부장관은 “총리를 지지하자는 결속의 자리였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다카이치 총리의 이례적인 행보에 주목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다음 주 추경 예산안의 국회 심의가 시작되는 등 임시 국회가 종반을 맞으면서 정권을 뒷받침하는 당 간부들과 결속을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정권 운영과 당내 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며 “다카이치 총리가 자신의 차량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임 총리들과 달리 업무가 끝나면 숙소로 돌아가 ‘혼밥’을 하며 정책 공부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 시절부터 회식 자리에서 친분을 쌓는 것보단 일찍 귀가해 혼자 공부하는 것을 선호했다고 한다. 마이치니신문은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후에도 출장이나 외교 일정이 없으면 평일 오후 6~7시쯤 총리 관저를 나와 도쿄 아카사카의 중의원 의원 숙소로 퇴근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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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지난달 26일 도쿄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각에선 연립정부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사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회식에서 연립 여당이었던 공명당의 이탈 사태를 언급하며 “폐를 끼쳐 죄송하다” 사과했다. 당 간부들도 “이런 자리를 더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역대 일본 총리들은 외부 인사들과의 식사 자리에 적극적인 경우가 많았다.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적 멘토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2012년 12월 두 번째 집권 이후에는 한 달에 10회 이상 저녁 회식 자리를 가졌다. 닛케이는 “역대 총리들은 당 간부나 각료, 경제인 및 지식들과 식사 자리를 정보 수집의 기회로 활용해왔다”고 했다.

교도통신은 “회식 자리를 정국 운영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해온 전임 총리들과 비교했을 때 다카이치 총리의 행보는 다소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회식의 배경에도 “총리가 숙소에 틀어박혀 식사만 하고 있다는 주변의 지적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총리실은 외부 평가를 고려해 앞으로 회식 자리를 늘려간다는 입장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취임 직후 몰렸던 외교, 국회 심의 등 일정이 안정화하면서 회식을 늘려갈 예정”이라면서 “다카이치 총리가 밤에는 공부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해 점심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해나갈 생각”이라고 마이니치신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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