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화재참사 여파 속 홍콩 의회 선거…4년전 투표율 30.2% 사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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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홍콩의 화재참사가 발생한 타이포 지역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입법회(의회) 선거에 출한 후보자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홍콩이 최소 15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아파트 화재 참사 여파 속에서 7일 실시한 입법회(의회) 선거가 13시 30분(현지시각)까지 15.18%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치러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지난 2021년 이른바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이라는 취지로 지역구 직선 의원을 35석에서 20석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바꾼 뒤 치러지는 두 번째 선거다.

당국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투표 시간을 7시 30분부터 23시 30분까지로 두 시간 늘린 가운데 최종 투표율이 4년 전 역대 최저치였던 30.2%를 사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선거는 지난 1997년 영국이 홍콩을 중국으로 반환한 이후 8번째 의회 선거다. 그동안 투표율은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 혁명(2014년) 주도 세력이 대거 출마해 당선된 2016년 입법회 선거의 58.28%가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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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리자차오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2021년 이른바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방식의 선거제 개편 후 두번째 시행되는 입법회(의회) 선거에 투표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

중국은 지난 2019년 범죄인 본토 송환법 개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와 2020년 코로나19로 예정됐던 입법회 선거를 1년 연기하며 선거제도를 대폭 개정했다. 지역구를 35석에서 20석으로 줄이고, 직능별 대표도 60석에서 30석으로 줄였다. 대신 선거위원회가 선출하는 40석을 추가했다. 이들은 친중 세력으로 구성된 8000여명의 등록 유권자가 선출한 1500명의 선거위원회(선거인단)가 선출한다.

‘야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후보는 한 명도 없는 가운데 올해는 기존 정치인의 물갈이도 대거 이뤄졌다. 65세 이상의 기존 입법의원 17명 등 35명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지난해부터 입법위원 평균 나이를 40대로 낮추기 위해 3분의 1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영국 BBC가 5일 보도했다. 이번 선거는 지역구 20석을 두고 51명, 직능별 30석을 놓고는 60명, 선거위원회 할당 40석을 놓고는 50명이 경쟁하는 등 90명의 의원을 뽑는 선거에 161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BBC는 후보자의 30% 이상이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 또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 신분을 갖고 있다고 추산했다.

한편 홍콩의 국가안전부 격인 홍콩 주재 국가안보수호공서(홍콩 국가안보처)는 6일 일부 외국 언론기관 책임자 및 기자를 약담(約談·사전 약속을 잡아 진행하는 조사와 교육)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홍콩 국가안보처는 “최근 외신의 홍콩 관련 보도가 사실을 무시하고 허위정보를 유포한다”며 “재난을 이용해 홍콩을 어지럽히려는 반중·교란 세력의 행위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미리 경고한 적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勿謂言之不預·물위언지불예)’”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그러면서 안보처는 “언론의 관련 보도를 항상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위언지불예’는 중국 관영 인민일보와 신화사가 지난 1962년 인도, 1969년 구소련, 1978년 베트남과 세 차례 전쟁 직전에 사용한 레토릭으로 최고 수위의 경고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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