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프라하의 트럼프’ 체코 억만장자 바비시, 4년 만에 총리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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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지난 10월 4일(현지시간) 국회의원 선거 기간 중 언론에 발언하는 야당 ‘ANO’(예스)의 안드레이 바비시 대표. AP=연합뉴스

‘프라하의 트럼프’로 불리는 체코 억만장자 안드레이 바비시(71)가 4년 만에 총리직에 복귀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바비시가 이끄는 긍정당(ANO)이 연정 구성에 성공함에 따라 9일 오전(현지시간) 총리로 임명할 계획이다.

긍정당은 지난 10월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른 뒤 자유직접민주주의당(SPD), 운전자당 등 우파 포퓰리즘 및 극우 성향 정당과 연립정부 협약을 맺고 내각 구성을 마쳤다.

바비시는 파벨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자기 소유 기업 아그로페르트를 독립 관리인에게 신탁하며 이해충돌 논란을 해소했다.

바비시가 1993년 설립한 아그로페르트는 체코와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에서 농산물, 식품, 바이오연료 등 250여개 기업을 거느리고 있으며, 포브스 기준 재산은 약 43억 달러(6조3000억원)로 체코에서 일곱 번째로 많다.

그러나 2017~2021년 총리 재임 시에도 이해충돌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아그로페르트는 약 17억 코루나(12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았다.

바비시는 2011년 정치 엘리트 부패 척결을 내세워 긍정당을 창당했다. ANO는 체코어로 ‘불만족한 시민 행동’을 의미하며, 동시에 ‘예(yes)’라는 뜻도 담고 있다.

연정을 구성한 세 정당은 주류 정치권의 유럽통합 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이다. 바비시는 현 중도우파 정부가 주도한 우크라이나 탄약 지원을 중단하고, 유로화 대신 체코 코루나를 헌법에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연정 파트너 SPD가 요구한 EU 탈퇴는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다.

바비시의 총리 복귀로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폴란드로 구성된 비셰그라드그룹(V4)에는 사실상 우파 포퓰리즘 동맹이 형성됐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바비시를 “포퓰리스트 재벌이 EU의 잠재적 골칫거리로 합류했다”고 평가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제재 등 EU 핵심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총리와 대통령이 권력을 나눠 갖는 폴란드에서는 지난 8월 취임한 민족주의 역사학자 출신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법안 거부권을 활용해 폴란드 우선주의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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