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시계도 에르메스가 만들면 남다르다... 올겨울을 위한 신작 열전 [더 하이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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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는 시계를 단순한 시간 측정의 도구로 보지 않는다. 남다른 디자인을 통해 하이 주얼리 세계로 확장하거나, 시곗바늘을 멈추는 장치로 시간의 개념을 다시 묻는다. 올해 선보인 제품들은 이 독창적 시각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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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용 리브르 손목시계. 로즈 골드의 온화한 빛과 다이아몬드와 투르말린의 화려한 빛이 조화를 이룬 모델이다. 사진 에르메스


에르메스 디자인 철학 담아낸 보석 시계 
마이용 리브르(Maillon libre) 컬렉션은 에르메스가 지난봄 워치스&원더스 박람회에서 공개한 하이 주얼리 시계다.  ‘마이용’은 체인이나 브레이슬릿을 이루는 링크를 뜻하고, ‘리브르’는 자유를 의미하는 프랑스어다. 이름 그대로 이 시계는 링크를 주제로 브랜드의 창의성을 직설적이면서도 우아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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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용 리브르 시계를 착용한 모델. 사진 에르메스

이번 제품은 에르메스를 상징하는 모티프 쉔 당크르(Chaîne d’Ancre) 체인에서 출발한다. 1938년, 항구에서 볼 수 있는 닻 사슬에서 영감을 받아 당시 아티스틱 디렉터였던 로베르 뒤마가 고안한 디자인이다. 이후 이 모티브는 핸드백과 스카프, 주얼리, 기성복, 테이블 웨어 등 에르메스의 거의 모든 제품군에 변주되며 사용됐다. 시대를 타지 않는 클래식한 디자인 덕에 마이용 리브르 같은 최신 워치 컬렉션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하이 주얼리와 시계 그 어딘가
마이용 리브르는 크게 두 가지 디자인으로 나뉜다. 하나는 케이스부터 브레이슬릿까지 시계 전체를 쉔 당크르 체인으로 엮어 링크의 연속성을 활용한 하이 주얼리 손목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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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를 대표하는 쉔 당크르 모티브를 이은 링크 디자인이 특징이다. 다양하게 커팅한 스톤을 세팅해 입체감이 돋보인다. 사진 에르메스

로즈 골드 버전에는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전체에 브릴리언트 컷과 바게트 컷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촘촘히 세팅했으며, 약 0.9캐럿의 쿠션 컷 투르말린 4개를 추가로 세팅해 화려함을 극대화했다. 화이트 골드 버전은 푸른색의 인디콜라이트 투르말린과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함께 세팅한 제품과 시계 전체를 화이트 다이아몬드로 장식해 순백의 미를 강조한 제품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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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다이아몬드와 화이트 골드를 사용한 버전(왼쪽), 블루 계열의 인디콜라이트 투르말린을 포인트로 사용한 버전. 사진 에르메스

다른 하나는 브로치 워치로, 사진처럼 재킷의 라펠이나 소맷부리에 장식처럼 달아 연출할 수 있는 제품이다. 함께 제공되는 가죽 스트랩을 사용해 길게 늘어뜨린 소트와르(Sautoir) 네크리스 형태로도 착용할 수 있다. 이 디자인 역시 두 가지 소재로 선보인다. 매트한 질감의 블랙 오닉스 다이얼을 탑재한 화이트 골드 버전, 다이얼부터 케이스까지 시계 전체를 로즈 골드로 제작한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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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골드 버전의 마이용 리브르 브로치 워치. 사진 에르메스

이 모델 또한 다이아몬드와 유색 스톤을 세팅해 하이 주얼리로서의 감도를 높였다. 성별의 경계를 넘어 시계 착용 방식의 고정관념을 깨는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에르메스의 철학을 잘 드러내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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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제공되는 가죽 스트랩을 활용해 네크리스로 연출하거나 소맷부리에 착용할 수 있다. 사진 에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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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의 라펠, 칼라 등 옷에 달아 장식 효과를 줄 수 있는 마이용 리브르 브로치 워치. 사진 에르메스


멈춘 듯, 그러나 흐르는 시간
‘르 땅 서스팡뒤(Le Temps Suspendu)’ 메커니즘을 탑재한 시계 2종을 통해서는 시간을 해석하는 에르메스의 남다른 시선을 경험할 수 있다. 특정 버튼을 누르면 시간이 정지된 듯 시곗바늘이 회전을 멈추는 장치로, 2011년 첫 등장 당시 ‘시간을 잠시 잊게 해주는 시계’라는 개념으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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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쏘 르 땅 서스팡뒤 모델. 9시 방향 버튼을 눌러 메커니즘을 작동한 상태로, 날짜를 알려주는 포인터가 보이지 않는다. 케이스 지름은 42㎜다. 사진 에르메스

바늘은 멈춰 있지만, 다이얼 아래 무브먼트는 계속 시간의 흐름을 측정한다는 반전 덕에 이 메커니즘을 탑재한 시계가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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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골드 또는 화이트 골드로 선보이는 아쏘 르 땅 서스팡뒤. 사진 에르메스

‘아쏘(Arceau) 르 땅 서스팡뒤’는 말등자에서 영감을 받은 비대칭 러그가 특징인 아쏘 케이스에 메커니즘을 결합한 모델이다. 9시 방향 푸시버튼을 누르면 시·분침이 12시 방향에 모여 움직임을 멈추며, 5시 방향에서 뻗어 나온 날짜 포인터도 다이얼 아래로 모습을 감춘다. 버튼을 다시 누르는 즉시 시곗바늘은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에르메스가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 H1837에 모듈을 얹어 구현한 이 시계는 선버스트 브룬 데세르(사막 모랫빛) 또는 루즈 셀리에(자줏빛) 다이얼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 선버스트 블루 다이얼의 로즈 골드 케이스까지 총 세 가지로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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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쏘 르 땅 서스팡뒤 모델 착용 사진. 사진 에르메스

또 다른 신제품인 ‘에르메스 컷(Hermès Cut) 르 땅 서스팡뒤’는 비정형 원형 케이스가 돋보이는 케이스에 동일한 메커니즘을 탑재한 모델이다. 아쏘 컬렉션과의 차이는 4시 방향의 ‘24초 인디케이터’로, 메커니즘 작동 시 24초마다 반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회전해 시간의 역행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시·분침 멈춤 기능은 같다. 기능 구현을 위해 브랜드는 또 다른 자체 제작 무브먼트인 H1912에 모듈을 얹었다. 케이스 소재는 로즈 골드이며, 지름은 39㎜로 남녀 모두 착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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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골드의 풍부한 빛을 손목 위에서 즐길 수 있는 에르메스 컷 르 땅 서스팡뒤 모델. 4시 방향 인디케이터 위 바늘이 반시계방향으로 돈다. 사진 에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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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컷 르 땅 서스팡뒤 모델 착용 사진. 사진 에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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