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남부권 혁신벨트·700조 클러스터…정부, ‘반도체 세계 2강’ 전략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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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K-반도체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정부가 ‘반도체 세계 2강’ 달성을 목표로 산업 전반을 재편하는 국가 전략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미국·일본·중국이 보조금·세제·수출통제를 총동원하며 국가 대항전 양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메모리에 강점이 있는 한국은 시스템반도체·패키징·소부장·인력 등 취약 부문의 경쟁력 보완에 주력한다.

정부는 1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AI 시대, K-반도체 비전과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전략을 발표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반도체 기술·생산 주권 확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소부장·인력 공급망 확충 ▶남부권 혁신벨트 구축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기업들이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를 해 줬으면 좋겠다”며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역에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우선 반도체 산업의 지역 기반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넓히기로 했다. 광주·부산·구미를 잇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를 조성해 첨단 패키징·전력반도체·소재·부품 등 지역별 특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반도체 등 첨단산업 특화단지는 비수도권만 신규 지정하고,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인프라·재정 지원을 강화하는 원칙도 제시했다.

광주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420억원 규모 첨단패키징실증센터를 기반으로 연구개발(R&D)와 공정·장비 실증을 지원한다. 부산은 8인치 실리콘카바이드(SiC) 공공팹(2024년~2028년 400억원)과 전용 R&D(200억원)를 확충해 전력반도체 생산 기반을 강화한다. 구미는 소재·부품 특화단지에 시험평가센터와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실증 역량을 높인다.

메모리 초격차와 AI 특화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도 추진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이후 차세대 메모리(2032년까지 2159억원), 온디바이스 AI 반도체(2030년까지 1조2676억원), 화합물 반도체(2031년까지 2601억원), 첨단 패키징(2031년까지 3606억원) 등 핵심 분야에 대한 투자가 추진된다. 용인·화성·평택 클러스터는 2047년까지 약 700조원이 투입되고 인허가 신속 처리 특례도 적용된다.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구축도 병행한다. 미들테크 반도체 국산화(2026~32년 약 3000억원), 약 1조원 규모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공동 개발 등이 추진된다. 비수도권에는 4조5000억원 규모 상생 파운드리를 설립한다. 국가안보 핵심 인프라에는 국산 반도체 우선 구매 근거가 마련된다.

소부장·인력 강화도 포함됐다. 정부는 2027~2032년 1000억원 규모를 투자하는 ‘소부장 글로벌 넘버원(No.1)’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올해 상반기 착공한 ‘미니 팹’은 실증·양산 테스트베드로 조성한다. 이후 2033년까지 5000억원을 투입해 한국형 종합연구소로 확대한다.

인력 부문에선 반도체 특성화대학원·아카데미를 확충한다. 이와 함께 ‘한국 반도체 대학원대학’을 설립해 연 300명 규모 인재를 양성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설치될 예정인 ‘암(Arm) 스쿨’에선 2030년까지 1400명을 교육한다. 정부는 반도체특별위원회와 약 2조원 규모 특별회계를 신설한다. 김정관 장관은 “반도체 주도권은 산업의 명운이 걸린 사안으로, 제조 초격차는 유지하고 취약한 시스템반도체·팹리스는 생태계를 총동원해 10배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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