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6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한국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여기서 할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하기 조심스럽고 위험하기는 한데"라면서도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연금이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에 주가가 올라서 150조원인가 200조원인가 늘어나면서 기금 고갈 연도가 이십몇 년, 삼십몇 년 늘어났다면서요"라고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물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정 장관이 200조원 넘었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그러면 국민연금공단도 주가 상승의 혜택을 엄청 많이 본 거네요. 국민도 혜택을 많이 본 거네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여기서 할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되어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십수 년 동안 다른 나라는 오르는데 우리나라만 우하향하면서 사실상 떨어졌다. 그래서 결국은 주당 순이익이든 주당 순자산이 저개발국·개발도상국보다 턱없이 낮다.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했다. 요즘 그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게 대부분은 지배구조 때문이다. 후진적 시장 구조 때문"이라고 저평가 원인을 제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보유 한도를 정했는데, 주가가 올라 초과했다는 설이 있던데"라고 물었다. 정 장관은 "자산 배분 목표가 14.9%인데, 주가가 올라 15~16%로 계속 변동한다. 아직 상한치에 도달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겐 "국내 주식 보유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김 이사장은 "내년에 계속 국내 증시가 좋을지 어떨지는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그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 투자 지침, 기준들을 변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하여튼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말하기 조심스럽고 위험하기는 한데, 국민연금도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이 실력 발휘를 하면 보상이 충분해야 하는데 충분하지 않으니까 공부 열심히 한 다음에 민간으로 가버린다는 설이 있다. 그렇게 안 되게 보상 체계도 충분히 만들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어 "성공 보수가 약한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주문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이 집사가 돼 위탁받은 자산을 관리하는 걸 말한다.

이 대통령은 "(스튜어드십이) 경영을 좌지우지하거나 그러냐"고 물었고, 김성주 이사장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상한 것은 최소한 통제해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주권을 가진 주주의 권한을 너무 심하게 행사해서 마음대로 하면 국가자본주의 되니까 그렇게 하면 안 되지만 최소한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원시적이고 후진적인 기업 경영이 되고 있는 데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 물론 그런 회사는 (국민연금이) 잘 사지는 않을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 선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