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가가 첨단산업 키운다…내년 ‘국민성장펀드 30조’ 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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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조 펀드 첫해 계획 보니
정부가 내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같은 첨단산업 분야에 30조원을 투입한다. 손해가 나면 정부가 먼저 손실의 일정 부분을 떠안는 국민참여형 펀드도 6000억원 규모로 짜여진다.
16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겸 성장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2026년 국민성장펀드 운용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날 회의에서 국민성장펀드의 윤곽이 공개됐다.
여기서 민간자금은 최소 금액으로, 조달 상황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실제 투자 수요가 30조원을 웃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승인)할 예정이다. 구 부총리는 “현재 국민성장펀드 투자 수요는 지방정부, 산업계, 관계부처에서 총 100여 건, 153조원이 넘게 접수된 상황”이라며 “이 가운데 메가 프로젝트를 조속히 확정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내년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분야는 AI(6조원), 반도체(4조1800억원), 모빌리티(자동차, 3조800억원), 바이오·백신(2조3200억원), 2차전지(1조5800억원) 등이다. 산업별로 예상 투자 금액을 배분해 놓긴 했지만 한도를 정한 건 아니다. 수요에 맞춰 투자 금액을 유연하게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지원 방식 역시 지분 투자(3조원), 간접 투자(7조원), 인프라 투·융자(10조원), 초저리 대출(10조원) 등 기업 수요에 맞게 다양하게 꾸려가기로 했다.
투자처는 산업 파급 효과와 지역경제 성장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투자금액의 40%인 12조원 이상을 지방에 투입한다. 특히 정부는 산업 내 파급 효과가 큰 메가 프로젝트는 규제·세제·재정·금융·인력양성 등 통합 패지키 방식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달 중 기금운용심의회 위원을 위촉해 1차 회의를 열어 운용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투자처 역시 여기서 결정짓게 된다. 현재 직접 투자 후보로 AI 로봇 생태계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중소기업의 반도체용 특수가스 공장 건설이 꼽힌다. 인프라 투·융자 대상으로는 평택 반도체 공장 폐수 재이용 사업, 국가AI컴퓨팅센터 지원을 위한 수상태양광 사업 등이 거론된다.
일반 국민이 국민성장펀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6000억원 규모의 국민참여형 펀드도 만들어진다. 투자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 재정으로 손실의 20%까지 먼저 떠안는 구조(후순위 보강)로 설계된다. 정부는 세제 혜택 등도 마련해 내년 1분기 중 세부 운용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국민성장펀드와 한국형 국부펀드 등 정책형 펀드 출범이 잇따르며 중복 투자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 교수는 “대형 국책펀드가 시중의 유동성을 대거 흡수하게 되면 이들 펀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산업은 자금난을 겪는 등의 구축 효과가 생길 수도 있다”며 “중복 투자를 막기 위해 각종 정책자금에 대한 교통정리를 하고, 투자처 선정도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중복 투자를 줄이기 위해 기존 혁신성장펀드, 반도체생태계펀드 등은 국민성장펀드로 흡수·운영하기로 했다.
정부가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도 내년부터 본격 가동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초전도체, 바이오, 디지털헬스케어, 콘텐트 등 4대 프로젝트에 대한 실행 계획 등이 추가로 발표됐다. 1500억원 규모의 임상 3상 특화펀드와 1조원 규모의 바이오·백신펀드를 통해 바이오 분야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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