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청년 10명 중 3명 번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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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과 과중한 업무 등으로 청년 10명 중 3명은 ‘번아웃’을 느끼고 있었다. 첫 직장을 구하는 데 1년 가까이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지만, 막상 일자리에 대한 만족도는 낮았다.
16일 국가데이터처가 발간한 ‘청년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드러난 현실이다. 지난해 19~34세 청년 10명 중 3명(32.2%)은 육체적·정신적으로 소진되는 번아웃을 경험했다. 2022년(33.9%)보다 비율이 소폭 낮아졌지만, 노동시장에 아예 진입을 못 했거나 이제 막 발을 내디딘 사회초년생이 벌써 지쳐간다는 신호가 뚜렷했다. 특히 비수도권에 사는 청년의 번아웃 비율은 33.3%로 2년 새 3.3%포인트 상승했다. 번아웃 이유는 ‘진로 불안(39.1%)’이 가장 많았고, 이어 ‘업무 과중(18.4%)’ ‘업무에 회의를 느껴서(15.6%)’ 순이었다.

정근영 디자이너
한국 청년이 느끼는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6.5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8점)보다 낮다. 38개국 중 31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지난해 청년층 자살률은 10만 명당 24.4명으로 전년보다 1.3명 늘었다. 20대(19~29세)의 경우 우울감을 경험했다는 비율도 2023년 16.3%로 2021년 대비 4.6%포인트 증가했다.

김경진 기자
청년층 삶의 질이 나빠진 건 일자리 문제와 관련이 깊다. 청년층(15~29세) 임금근로자가 처음 취업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올해 11.3개월로 전년 대비 0.2개월 줄었지만, 10년 전인 2015년에 비하면 1.3개월 늘었다. ‘이대남’(20대 남성)을 포함한 청년 남성의 첫 취업 소요 기간이 13.3개월로 여성(9.5개월)보다 3.8개월 길었다. 성별 격차는 2015년 4.7개월까지 갔다가 2019년 2.3개월로 줄었는데, 이후 다시 벌어지는 추세다.
어렵게 첫 직장을 구해도 일자리 만족도는 낮다. 2023년 기준 19~34세 임금근로자의 일자리 만족도는 36%에 불과하다. 5점 척도로 현재 일자리에 만족하는지 물었을 때 ‘매우 만족’ ‘약간 만족’이라고 응답한 청년의 비율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청년 일자리의 질이 여전히 나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올해 첫 직장을 얻은 청년 10명 중 7명(68%)은 월평균 임금이 200만원 미만이다. 그중 100만원 미만인 경우도 15.3%나 된다. 첫 일자리가 1년 이하 계약직인 비중은 31.8%, 일시적 일자리인 비중은 8.1%다. 청년 10명 중 4명(39.9%)이 매우 불안정한 일자리에 몰려 있다는 의미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기업의 인재 수요와 구직 청년의 희망, 업무 역량을 함께 고려한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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