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쌍천만 시리즈 ‘아바타’가 돌아왔다...‘아바타: 불과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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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슨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세 번째 시리즈의 주인공은 여성 부족장 바랑이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익숙한 큰 키와 푸른 얼굴. 분명 나비족인데, 어딘가 낯설다. 눈과 눈 사이 붉은 전투 페인트를 바른 ‘재의 부족’ 부족장 바랑(우나 채플린) 얘기다. 바랑은 숲 속에서 만난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의 아들 로아크(브리튼 달튼)가 든 총을 가리키며 위협하듯 말한다. “(방금 냈던) 천둥 소릴 내봐.” 나비족끼리의 첫 충돌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시리즈' 세 번째 작품 #17일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
‘터미네이터’ 시리즈(1984, 1991)와 ‘타이타닉’(1998), ‘에어리언 2’(1986) 등을 만든 캐나다의 거장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 시리즈가 17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천만 관객을 기록한 ‘아바타’(2009, 약 1362만명), ‘아바타: 물의 길’(2022, 약 1080만명)에 이은 시리즈 세번째 작품이다. ‘아바타: 불과 재’(이하 ‘불과 재’)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새롭게 등장하는 부족은 불을 다루는 ‘재의 부족’, 망콴족이다.

바랑이 이끄는 '재의 부족'은 화산재에 뒤덮인 산을 배경으로 한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망콴족은 시리즈 주인공 제이크 설리가 속한 ‘오마티키야족’이나 ‘아바타: 물의 길’에서 등장했던 ‘멧케이나 부족’처럼 판도라 행성에 사는 나비족이다. 망콴족이 타 부족과 다른 점이 있다면 판도라의 어머니 ‘에이와’를 대하는 태도다.
화산폭발로 인해 터전을 잃은 망콴족은 부족이 어려운 상황에서 에이와가 답하지 않았다며 에이와 대신 ‘불’을 숭배한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배급사에 “바랑은 나비족의 정신적인 리더가 어두운 길로 갈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아바타: 물의 길’이 ‘아바타’의 판도라 세계를 확장했다면, ‘불과 재’는 넓어진 세계를 뒤흔든다. 망콴족의 등장으로 나비족과 인간의 선악구도가 깨지고, 망콴족이 설리 가족을 추격하는 인간들과 손을 잡으며 이해관계의 층위가 복잡해진다. 혼란 속에 제이크 설리는 이들 세력과 전투를 벌이기로 결정하며 ‘불과 재’는 대규모 전쟁으로 나아가는 플롯을 따른다.

네이티리는 '아바타: 불과 재'에서도 전사의 실력을 톡톡히 발휘한다.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퍼포먼스 캡처 기술을 활용해 '아바타 불과 재'를 찍고 있는 조 샐다나 배우. 조 샐다나는 나비족의 전사이자 설리 가족을 이끄는 어머니 네이티리 역을 연기했다. 사진 20세기 스튜디오
‘권선징악’이란 익숙한 설정을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만드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감독은 지난 12일 열린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을 1초도 쓰지 않았다”고 밝히며 “모션 캡처 기술을 고집했다”고 했다. 얼굴 근육과 섬세한 표정 변화까지 반영하는 이 기술 덕에 이야기는 더욱 실감나게 느껴진다.

'아바타: 불과 재'는 지난 시리즈와 달리 나비족 내 분란을 일으키는 재의 부족이 등장해 갈등의 폭이 더욱 깊고 넓어졌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아바타 불과 재'에 등장하는 크리처. 메두소이드는 해파리에서 영감을 얻은 크리처로, 약 152m의 거대한 크기로 설정됐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아바타’ 시리즈인 만큼 볼거리가 풍성하다. 재의 부족과 함께 등장하는 바람 상인(商人) 틸라림족은 거대한 크기의 크리처인 ‘메두소이드’와 ‘윈드레이’를 타고 다닌다. 약 152미터 크기인 이들 생물은 각각 해파리와 갑오징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이와 함께 전작에서 등장했던 해양 생명체 ‘토루크’와 ‘툴쿤’ 등 독특한 모습의 생물들이 스크린을 채운다.
이들이 대규모 전투에 참전하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크리처 등의 구현을 위해 3382개의 장면이 시각효과를 사용해 만들어졌다.
영화는 속편의 역할에도 충실하다. ‘아바타: 물의 길’에서 벌어진 첫째 아들 네테이얌의 죽음은 설리 가족에 상처와 감정적 여파를 남긴다. 이후 가족의 갈등과 성장이 여러 사건을 통해 묘사된다. 전작에 새로 등장했던 인물의 설정도 구체화됐다. 설리 가족이 입양한 10대 소녀 키리(시고니 위버)는 자신도 몰랐던 능력을 발견하고, 판도라 행성에서 태어난 소년 스파이더(잭 챔피언)는 자신의 정체성을 고뇌하며 성장한다.

아바타의 총괄프로듀서 존 랜도. 지난해 암 투병으로 사망했다. 사진 IMDb
‘아바타’의 스태프들은 대부분 2009년에 개봉한 첫 번째 작품부터 16년간 함께하며 ‘아바타 사단’을 유지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30여년 간 합을 맞춰왔던 총괄 프로듀서 존 랜도는 지난해 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 대신 이들과 그 세월을 함께 거쳐온 또 다른 프로듀서 래이 생키니가 총괄 프로듀서로 나섰다.
‘아바타 사단’의 복귀에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16일 오후 4시 기준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실시간 예매율은 75%(예매자 수 51만명)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개봉 3주 만에 545만명의 관객을 모은 ‘주토피아 2’에 이어 디즈니 영화가 영화관에 훈풍을 불어올지 기대를 모은다.
아이맥스(IMAX), 스크린엑스(ScreenX), 돌비시네마(DOLBYCINEMA) 등 영화관 프리미엄 상영관에서 3D로도 관람이 가능하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러닝타임은 3시간이 넘지만 지루할 틈 없이 몰아친다. 197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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