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종혁 징계 후폭풍…장동혁 “밖보다 내부 적 1명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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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해 12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협의회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뉴스1
친한동훈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 권고를 놓고 17일 국민의힘에 후폭풍이 몰아쳤다. 내년 6·3 지방선거가 채 6개월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계파 갈등이 커지자 당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위원장 이호선)가 전날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2년 징계를 당 윤리위원회에 권고키로 하자 이날 김 전 최고위원은 당무감사위에 제출했던 답변서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지난 10일 제출된 답변서에는 “장동혁 대표의 행보에 대한 비판적 논평은 자유민주주의 국가 정당에서 누구나 얼마든지 할 수 있다”거나 “(12·3 비상계엄) 계몽령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국민의힘 당원으로서의 품위유지 의무를 어기고 있지만, 당원 전체를 망상증 환자 등으로 비유한 적은 없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를 공개하며 “(답변서를 보면) 누가 헛소리를 하고 있는지 판단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이에 이호선 위원장은 김 전 최고위원 징계 권고 의결서를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당무감사위는 의결서에서 “김 전 최고위원은 공적 직함을 갖고 외부 언론에 출연해 당을 ‘북한 노동당’ 등에 비유해 정체성을 부정했고, 동료 당원을 ‘망상 환자’로 낙인 찍었으며, 정당하게 선출된 당 대표를 ‘영혼을 판 사람’으로 모독했다”며 “경미한 징계는 ‘이 정도 발언은 용인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부여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최고위원이 추후 같은 행위를 반복하면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피조사자가 당무감사위에 제출한 답변서와 의결서가 함께 공개되는 건 이례적이다.
이 위원장의 의결서 공개를 두고 당규 위반 논란도 불붙었다. 당무감사위 규정은 “당무감사위원장 등은 직무와 관련하여 알게 된 일체의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며 “위원회가 실시한 조사 결과 등은 전자 자료 형태로 10년간 대외비로 보관한다”고 돼 있다. 친한계인 박상수 변호사는 이를 두고 “의결서 공개는 당규 위반”이라고 주장했으나, 이 위원장은 “윤리위 회부 의결서는 형사 절차에서 공소장에 해당하므로, 공개되는 게 원칙”이라고 반박했다.

이호선 국민대 법대 교수
징계 권고에 이어 공개 마찰까지 빚어지자 국민의힘 내부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중진 의원은 “대장동 재판 항소 포기, 통일교 특검 등 여권을 겨냥한 악재가 쏟아지는 시점에 왜 찬물을 끼얹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최고위원의 지나친 발언이 자주 있었던 기억은 난다”면서도 “’5대 사법 파괴 악법’에 ‘3대 입틀막법’에 저항하고 있는 시점에 (징계 권고 결론이) 시기적으로 적절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쇄신파인 김용태 의원은 SBS에 출연해 “당무감사위나 윤리위를 본인하고 다른 정파에 있다고 해서 정적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제는 본격적인 계파 갈등은 시작도 안 됐다는 점이다. 당무감사위는 조만간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친한계 의원은 “김 전 최고위원 징계는 한 전 대표 사건을 결론 내리기 전 ‘간 보기’를 한 것”이라면서도 “계파 갈등으로 비치지 않도록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윤희석 전 대변인이 “당원 게시판 조사는 핵 버튼을 누른 것”이라고 하는 등 친한계는 한 전 대표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경우 집단 대응을 할 태세다.
이런 가운데 장동혁 대표는 당무감사위에 힘을 실었다. 장 대표는 취재진을 만나 “당을 하나로 뭉쳐서 단일대오로 제대로 싸울 당을 만드는 것과 해당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방치하는 게 잘 맞지 않는다”며 “전당대회부터 당이 하나로 뭉치는 게 중요하다고 했고, ‘밖에 있는 적 50명보다 내부의 적 한 명이 더 무섭다’는 말도 드렸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7일 경기 고양시 화전마을에서 연탄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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