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캄보디아 갇혔어" 전화 1통이 결정적…한국인 구출작전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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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캄보디아 ‘스캠 단지’(온라인 사기 범죄 거점)를 급습해 한국인 1명을 구출하고, 온라인 사기(스캠) 범죄 가담자 수십명을 붙잡았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코리아 전담반은 캄보디아 몬돌끼리 지역의 스캠 단지에 갇혀 있던 20대 남성 A씨를 지난 18일(현지시간) 구출했다. 또 스캠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한국인 26명도 함께 검거했다. 코리아 전담반은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한국과 캄보디아 경찰의 합동 수사팀이다.

한국과 캄보디아 합동 수사팀인 코리아 전담반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캄보디아 몬돌끼리 지역의 스캠 단지(온라인 사기 범죄 거점)에서 감금된 한국인 1명과 범죄 혐의자 26명을 검거했다. 사진 경찰청
경찰이 스캠 단지 위치를 찾는 데는 A씨가 가족에게 건 전화 한 통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가족에게 전화로 어디 있는지 말해줬고, 또 한국에서 가져간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기 때문에 위치 추적으로 대략의 장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신고를 바탕으로 감금 위치를 확인한 경찰은 지난 2일(현지시간) 한국 경찰관 4명을 현지에 급파했다. 이들을 통해 단지 규모와 무장 경비 인력의 배치, 예상 도주로 등을 우선 파악했다.
다만 바로 구출 작전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스캠 단지가 캄보디아와 베트남 국경에서 불과 50m 떨어져 있어, 국경을 넘어 도주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미 검거한 스캠 범죄 조직원과 국정원의 정보를 종합해, 건물 내부 구조와 진입로 등을 확인했다. 또 캄보디아 몬돌끼리 지방 경찰청과 공조를 통해 도주로를 차단하는 등 세부 작전 계획을 세웠다.
변수는 또 있었다. 20일을 기일로 정하고 합동 작전을 준비 중이었지만, 눈치를 챈 무장 경비원 일부가 도주하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결국 18일로 일정을 당겨, 몬돌끼리 지방 경찰청 소속 경찰관 40명을 투입해 A씨를 구출하고 범죄 연루자를 붙잡을 수 있었다.

한국과 캄보디아 합동 수사팀인 코리아 전담반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캄보디아 몬돌끼리 지역의 스캠 단지(온라인 사기 범죄 거점)에서 감금된 한국인 1명과 범죄 혐의자 26명을 검거했다. 사진 경찰청
이번 구출·검거 작전은 코리아 전담반을 구성한 이후 양국 경찰이 벌인 세 번째 성과다. 코리아 전담반은 앞서 지난 10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도 스캠 범죄에 연루된 한국인 51명을 체포했었다. 코리아 전담반이 이번 달 구출한 한국인은 2명, 스캠 범죄 혐의자는 총 92명에 달한다. 경찰은 캄보디아 경찰이 현지 조사를 끝내면 이들의 국내 송환 등을 캄보디아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다.
이재영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이번 검거 작전은 한국·캄보디아 경찰 간 긴밀하게 축적한 국제 공조 프로세스를 통해 재외국민 보호와 범죄조직 검거를 유기적으로 이루어낸 우수 사례”라며 “스캠·보이스피싱과 같은 국제 조직 범죄 척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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