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장동혁 필버서 ‘노무현 정신’ 꺼냈다 “민주당, 하나라도 지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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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악법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똥에 물을 풀어도 된장이 되지는 않습니다. 압도적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여러분이 주장하는 노무현 정신입니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발해 22일 국회 본회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첫 주자로 나섰다. 제1야당 대표가 필리버스터에 돌입하는 건 헌정 사상 처음이다.
장 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일방적 법안 강행 처리를 지적하며 ‘노무현 정신’을 꺼냈다. 그는 “다수결은 결코 만능이 아니다.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는 민주당이 과연 하나라도 지키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대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장 대표는 또 “지금 대한민국 국회에는 대화도 타협도 없고 이재명 대통령이 원하면 민주당은 무조건 복종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감옥행을 막기 위한 방탄 입법이 모든 민생 법안을 제치고 맨 앞에 있다”고 비판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의 위헌성도 지적했다. 장 대표는 “다수당이 판사를 입맛대로 골라 특정 사건을 맡겨 원하는 재판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반헌법적 수단에 불과하다”며 “이 법에 표결한 국회의원은 자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무너뜨린 역사의 죄인”이라고 주장했다. 위헌 논란 끝에 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일부 수정한 걸 두곤 “똥을 물에 풀어도 된장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내란으로 단정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폈다. 장 대표는 “헌법재판소 결정문 어디에도 계엄이 곧 내란죄를 의미해 파면을 결정했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며 “비상계엄은 2시간 만에 종료됐고 국회의 권한 행사가 불가능한 상황도 초래되지 않았다. 내란죄로 연결될 것인지는 사법부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 내란전담재판부 법이 상정되자 무제한 반대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기 위해 발언대로 이동하다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 대표의 필리버스터 투입은 전날 밤 결정됐다고 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장 대표가 직접 필리버스터 선두에 서야 여론전에도 힘이 실리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저지할 여력이 생긴다’는 의원들의 요청 끝에 장 대표가 결심했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이날 필리버스터에 『헌법학』(성낙인), 『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등 책을 지참했다. 모두 헌법과 민주주의를 다루는 내용이다. 당 관계자는 “그간 장외 집회에서 강하게 규탄하는 장 대표의 모습이 부각됐다면, 이번 필리버스터에선 조곤조곤 문제를 제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장 대표는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각오”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에 이어 5선의 권영세·조배숙 의원 등 중진 중심으로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이날 민주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전격 수용하기로 결정하며 다소 변수가 생겼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통일교 특검을 함께 하는 대신 제발 민생 법안 좀 함께 처리하자”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우리도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민생 법안을 처리하고 싶지만, 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같은 악법을 철회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민주당의 특검법 수용은 지방선거 전 시간 끌기용이다. 필리버스터를 멈추면 안 된다”(초선 의원)는 의심도 존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연 사랑의 기부금 모금 전달식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가 변화를 처음 말했으니 본격적인 중도 확장이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19일 충북도당 당원 교육에서 “계엄과 탄핵이 가져온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변화를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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