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한노인회 靑 초대한 李 “어르신 지혜를 사회적 자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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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의료나 돌봄과 같은 기본적 복지는 더욱 촘촘하게 하되 어르신들의 경험과 지혜를 사회적 자산으로 발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대전환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임원·지회장(180명) 초청 오찬에서 “우리가 이룬 경제적 성취, 정치적 성취, 문화적 성취는 모두 어르신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수많은 어르신이 전쟁의 폐허 위에 맨손으로 집과 기업을 일궈냈고, 이역만리 해외에서 땀 흘리며 조국의 재건과 산업화를 위해서 헌신했다”며 “산업화와 민주화의 그 모든 과정에 바로 여러분이 함께하셨다. 이 자리를 빌려 그간의 노고와 헌신에 깊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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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초청 오찬 '어르신이 걸어온 길, 우리가 이어갈 길'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이제 어르신 정책은 특정 세대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삶을 준비하는 정책”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 사회 통합돌봄 제도 시행(내년 3월) ▶기초연금 인상 ▶노인 일자리 확대(115만개)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단계적 적용 등의 정책을 직접 소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여러분께서 정부가 미처 챙기지 못한 곳이 없도록 곳곳에서 많이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중근 대한노인회장은 참석자를 대표해 “대통령 취임 이후 노인 등 지역 사회 통합돌봄 제도를 내년 3월부터 도움이 필요한 노인이 거주지에서 의료, 요양, 돌봄 지원을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세밀히 준비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대한노인회에서 제안하고 있는 재가 임종 제도 실현을 위한 기반으로 전국의 어르신들께 커다란 희망이 되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지난 5월 19일 대한노인회를 방문했을 때 요청했던 ‘유엔의 날’(10월 24일)의 공휴일 재지정을 재차 건의했다. 이 회장은 “6·25 전쟁 당시 극한의 상황에 몰린 대한민국을 위해 전투 지원 16개국, 의료 지원 6개국, 금융 지원 38개국 등 총 60개 나라가 힘을 모았다”며 “당시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준 국제사회의 연대와 평화의 정신을 미래 세대와 함께 기억하고 계승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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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초청 오찬 '어르신이 걸어온 길, 우리가 이어갈 길'에 참석해 발언을 나가는 이중근 대한노인회장을 안내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비공개 오찬에서 이 회장 등에게 “유엔의 날이 공휴일이었다가 폐지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하며 수시로 메모를 했다고 한다. 1950년 공휴일로 지정된 유엔의 날은 75년까지 공휴일로 유지되다 76년 북한이 유엔 산하 기구에 가입하자 항의 표시로 공휴일에서 제외했다. 공휴일 재지정을 위해서는 공휴일법을 고쳐야 한다.

오찬 말미 자유발언에서는 “국민의례 영상에 대한민국의 시대상과 발전상을 보다 충실히 담을 수 있도록 정부가 새로 제작해 달라”(고광선 서울연합회장), “경로당 식사 도우미의 처우를 개선해 달라”(김상혁 서울 은평구지회장) 등의 요청이 있었다고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노인회 경기연합회 자문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한 화장품 기업 토니모리 배해동 회장에게는 “화장품 수출에 어떤 애로가 있느냐”, “중국에서는 화장품이 많이 팔리느냐” 등 K뷰티 산업 현황에 관한 질문을 여러 차례 던졌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배 회장이 “경제 규모가 작은 나라일수록 수출을 위해 받아야 하는 허가 절차가 복잡하다. 정부가 그런 문제를 잘 해결해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하자 “정부가 잘 돕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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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초청 오찬 '어르신이 걸어온 길, 우리가 이어갈 길'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중근 대한노인회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 대통령과 나란히 참석한 김혜경 여사는 “한복이 참 잘 어울리신다”는 이석현 대한노인회 상임부회장의 덕담에 “한복은 품위가 있고, 한국인뿐 아니라 세계 사람들이 좋아하는 옷”이라며 “앞으로도 한복만 입으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김 여사가 80대 이상의 대한노인회 회원들에게 ‘오시는 길이 힘들진 않으셨느냐’, ‘식사는 괜찮으시냐’며 살뜰히 챙기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오찬 메뉴는 동지(冬至)를 맞아 팥죽이 포함된 한식이 나왔다.

현직 대통령이 대한노인회 임원단을 초청해 오찬을 한 건 2022년 7월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2023년 7월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으로 대한노인회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난 16~18일 한국갤럽 조사 결과 이 대통령에 대한 70대 이상의 지지율은 41%로 20대 이하(39%)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그런 가운데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22일 오후 대통령실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세계 각국이 고령화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고령친화산업과 AI(인공지능)·로봇 기반의 ‘에이지 테크(Age-Tech)’ 육성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이를 미래 신산업으로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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