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파격·실험의 구찌로 돌아왔다”…뎀나가 이끈 2026 프리폴 컬렉션 룩북 공개 [더 하이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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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가 새로운 수장 뎀나 바잘리아(Demna Gvasalia) 체제 아래 정체성 재정립을 위한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구찌는 최근 2026 프리폴(Pre-Fall)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Generation Gucci)’ 룩북을 공개하며, 내년 2월 예정된 그의 공식 데뷔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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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의 룩북. 올해 7월 새로 부임한 뎀나 바잘리아 아티스틱 디렉터가 직접 촬영했다. 사진 구찌

이번 룩북 공개는 통상적인 컬렉션 소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난 10년간 발렌시아가의 전성기를 이끌며 ‘럭셔리의 파괴적 혁신가’로 불린 바잘리아는 올해 3월 구찌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된 후, 이번 컬렉션 룩북 촬영을 직접 맡아 브랜드의 시각적 문법을 전면 지휘하고 나섰다.

유산의 현대적 재해석

이번 컬렉션은 70년대와 90년대 구찌의 상징들을 기반으로 대담하고 혁신적인 이들의 패션 세계를 보여준다. 먼저 여성 테일러링 룩은 단추 대신 보이지 않는 깔끔한 여밈의 재킷에, 레깅스 핏 팬츠와 펜슬스커트 등을 매칭해 다채로운 스타일로 변주했다. 데님 팬츠에는 포켓과 여밈을 보이지 않게 처리해 매끈한 실루엣을 강조했다. 또한 서퍼의 웻슈트에서 영감을 받은 보디콘 레더 재킷과 잠옷처럼 편안한 실크 트래블 수트 등 일상의 패션을 강조한 아이템들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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뎀나 바잘리아는 2026 프리폴 컬렉션 룩북을 통해 간결하지만 대담한 패션을 추구하는 새로운 구찌 제너레이션을 표현했다. 사진 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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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사각형 실루엣으로 선보인 ‘재키 1961’을 맨 모델. 사진 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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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숄더 드레스에 사이하이 부츠를 조합한 스타일링은 새로운 구찌의 패션 세계가 틀을 깬 대담성을 보여줄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는 듯하다. 사진 구찌

액세서리에선 대담한 혁신이 돋보인다. 여행가방 라인 ‘발리제리아’에서 착안해 선보인 남성용 발레리나 슈즈가 대표적이다. 기존엔 여성용으로만 제안하던 것으로, 이번 컬렉션에서 남성 사이즈를 추가했다. 댄싱 슈즈의 간결한 구조를 적용한 슬림한 로퍼도 함께 선보였다. 핸드백은 아이콘 백 ‘재키 1961’을 직사각형 실루엣으로 재정립했고, ‘디오니서스’ 백은 한층 대담한 실루엣으로 변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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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컬러의 스웨이드 소재로 부츠까지 맞춘 룩은 강렬한 모델이 입어 뎀나 바잘리아의 파격성을 드러낸다. 사진 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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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디서나 이 색 조합만으로도 '구찌'임을 인지할 수 있는 강력한 브랜드 식별자 GRG 웹 스트라이프를 적용한 남성복. 사진 구찌

뎀나의 눈으로 다시 쓴 구찌의 비주얼 문법

뎀나 바잘리아는 직접 촬영한 사진을 통해 이러한 소재의 대비와 실루엣의 변주를 극명하게 조명했다. 그는 하우스 역사 속 다양한 시대의 제품들을 하나의 미학적 서사로 엮어내며, 향후 그가 이끌 구찌의 방향성을 시각적으로 암시했다.
보그, WWD 등 해외 주요 패션 매체들은 이번 룩북에 대해 전임 디렉터 사바토 데 사르노 체제의 정숙한 절제미에서 벗어나 “구찌 특유의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에너지를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그가 제안한 새로운 시각이 하우스에 미학적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패션계 아젠다를 다시 주도하기 시작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한편 뎀나 바잘리아의 진정한 시험대가 될 2026 가을·겨울 컬렉션 쇼는 내년 2월 밀라노에서 베일을 벗는다. 이번 프리폴 컬렉션은 내년 4월부터 전국 매장 및 온라인 스토어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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