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무역대표 "2025년 관세의 해…필리조선소 50년 만의 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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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상무·사법·과학 및 관련 기관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2026년 예산 우선순위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통상 정책을 총괄하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현지시간) 올해를 ‘관세의 해’로 규정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로 무역정책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2025년은 사람들의 경제 이념과 무관하게 관세의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국제 무역은 선악의 문제가 아니다. 진정한 질문은 무역 패턴이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에 이는 재산업화를 가속화하는 무역 정책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리어 대표는 “미국의 제조업과 농산물 분야에서 확대돼 온 무역 적자는 치명적이었다”며 상황 반전을 위해 관세와 무역 협상을 통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보호 관세를 공약으로 내걸고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일련의 무역 조치를 시행하면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간의 협상 끝에 7월 31일 균형 무역을 위한 새로운 체계를 수립했다”며 “미국이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에는 10% 관세, 소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국가에는 15% 관세, 대규모 무역 적자를 기록하는 국가에는 더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 7월 초 유럽연합(EU)과 무역 합의를 본 이후 한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캄보디아·태국·베트남과 무역 협정을 잇달아 체결했다. 일본과는 투자 협정을 확정지었고, 최근에는 과테말라·엘살바도르·아르헨티나·에콰도르와 프레임워크 합의를 발표했다.

“무역 상대국들, 관세·비관세 장벽 철폐”

그리어 대표는 “미국 무역 파트너들은 미국 제품 관세를 철폐하거나 대폭 감축하는 데 동의하고 있다”며 “수입 허가, 중복 검사, 비과학적 기준이나 규제로 인한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거나 간소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디지털 서비스 기업에 공정한 대우를 제공하고 디지털 서비스 세금 부과를 자제하며 서비스 시장 접근성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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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교역 상대국에 대한 상호 관세율을 발표하며 관련 도표를 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무역대표부를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과 한국이 추진하는 온라인플랫폼법 등을 자국의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디지털 무역 장벽으로 꼽고 시정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지난 18일 예정됐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공동위원회 비공개회의가 내년 초로 연기된 것도 한국의 디지털 규제에 대한 미 정부 측 불만 때문이라는 미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 무역 정책의 성공 여부는 ▶전체 경제성장률 향상 ▶무역 적자 감축 ▶미 노동자 임금 인상 및 제조업 경제 비중 확대 등 세 가지 기준으로 평가한다며 “전망은 밝다”고 했다. 그는 물가 변동폭이 큰 농산물·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7%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8월 이후 상품 무역 적자가 감소했으며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임금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필리조선소, 50년 만에 상선 건조”

그리어 대표는 “미국이 산업 주도권을 잃는 데 수십 년이 걸렸듯 재건도 하룻밤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목에서 특히 한화가 2023년 인수한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거론하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을 포함한 12척의 상선 주문을 받았다. 이는 거의 50년 만에 이곳에서 건조되는 첫 번째 선박”이라고 했다.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두고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극초음속미사일 등을 탑재한 차세대 전함 건조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난주 해군은 완전히 새로운 호위함을 발표했으며 한국 기업 한화와 협력할 예정이다. 한화라는 좋은 회사가 최근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해 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리어 대표는 “관세가 철폐된다면 이 새로운 생산이 과연 가능했겠느냐. 무역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무역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음을 보게 돼 기쁘다”며 글을 맺었다.

앞서 그리어 대표는 지난 8월 7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질서로 관세와 미 제조업 보호에 초점을 맞춘 ‘트럼프 라운드’의 개막을 선언한 바 있다. 그는 당시 “2차 세계대전 때 도입된 브레턴우즈 체제와 이후 WTO 설립으로 이어진 우루과이 라운드 등 미국에 불리하게 작용한 세계 무역 질서를 개혁하려 한다. 이제 우리는 ‘트럼프 라운드’를 목도하고 있다”고 했었다. 트럼프 라운드로 명명된 새로운 국제 무역 질서의 개막을 주장한 그리어 대표가 올해를 관세의 해로 선언하면서 관세 덕분에 미국 산업의 르네상스가 가능해졌다는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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