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30년 만에 바뀐 한국인 의식…"민주주의가 경제발전보다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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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희망하는 한국의 미래상으로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가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관련 조사를 시작한 지 30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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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 3일 비상계엄 1년을 맞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 계엄 해제 당시 기억을 되새기는 '미디어 파사드'가 펼쳐지고 있다. 뉴스1

2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5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국민이 희망하는 미래 우리나라 모습으로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를 꼽은 응답자가 31.9%로 가장 높았다. 1996년 해당 조사가 시작된 이래 줄곧 1위를 지켜왔던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는 2위(28.2%)로 내려왔다. 직전(2022년) 조사에서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를 꼽은 응답자는 43.4%,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 응답자는 23.9%였지만, 각각 3년 만에 응답률이 15.2%포인트 줄고, 8%포인트 늘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최근 (계엄 등으로) 민주주의 위기를 경험하면서, 성숙한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낀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민들은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빈부격차’(23.2%), ‘일자리 문제’(22.9%), ‘부동산·주택 문제’(13.2%)를 꼽았다. 이 역시 직전 조사 1위 ‘일자리 문제’(29%)와 2위 ‘빈부격차’(20%)가 뒤바뀌었다.

그런 한편, 국민들은 개인의 자유와 기업의 자율, 노력에 따른 성과 차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와 질서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서 ‘사회적 질서보다 개인의 자유가 우선시되어야 한다’에는 32.1%가 응답해 반대(‘사회적 질서가 개인의 자유보다 우선’)를 꼽은 응답자(29.2%)보다 많았다. 또 ‘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48.5%)’, ‘노력하는 만큼 소득 차이가 더 나야 한다(61.8%)’, ‘경쟁은 사회를 발전시킨다(48.9%)’의 응답률이 그 반대 의견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가정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은 나아졌지만 ‘삶의 만족도’는 하락했다. 가정 경제 수준을 묻는 설문에는 응답자의 60.5%가 ‘중산층 이상’이라고 답변해, 직전 조사에 비해 18.1%포인트 증가했다. ‘중산층보다 낮다’는 응답은 39.5%로 직전 조사보다 18.1% 줄었다.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는 각각 직전 조사보다 65.0%에서 51.9%, 63.1%에서 52.9%로 하락했다.

갈등에 대한 인식 조사에선 국민 82.7%가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기업가와 근로자’가 76.3%, ‘부유층과 서민층’이 74%, ‘수도권과 지방’이 69%,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67.8%, ‘남성과 여성’이 61.1%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남녀 618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처음으로 청소년을 조사대상에 포함하고,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별도 조사도 했다. 한국인 의식·가치관 조사는 1996년 처음 시작해, 2013년부터는 3년마다 실시해 올해로 9번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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