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끝난 줄 알았던 IS 공포, 연말에 꿈틀...이 나라까지 번졌다
-
10회 연결
본문
사그라진 것처럼 보였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유대교 하누카 행사를 겨냥한 총격이 벌어진 지 보름도 안 돼 튀르키예에서 IS 은신처 급습 도중 총격전이 일었다. 선전전으로 무장한 IS가 이제는 전 세계 테러에 간접적인 영향력까지 행사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얄로바주에서 경찰이 이슬람국가(IS) 용의자 은신처로 의심되는 주택을 급습한 뒤 현장으로 향하는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튀르키예 북서부 얄로바주 엘말리 지구에서 경찰이 IS 은신처로 의심되는 주택을 급습하는 과정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알리 예를리카야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경찰 3명과 IS 대원 6명이 숨졌고, 경찰 8명과 경비원 1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교전은 새벽에 시작돼 약 8시간 동안 이어졌다. 숨진 IS 대원 6명은 모두 튀르키예 국적자로 파악됐다.
튀르키예 당국은 IS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9일 새벽 15개 주에서 108개 주소지를 대상으로 동시 작전을 벌였다”며 “최근 한 달 동안 IS 용의자 최소 138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탄불에선 성탄절·연말 행사를 노린 공격 모의 혐의로 IS 용의자에 대한 대규모 단속이 이뤄지기도 했다. 당시 이스탄불 검찰은 “124곳을 수색해 115명을 붙잡았다”며 “비무슬림을 겨냥한 공격을 계획하던 이들”이라고 경고했다.

신재민 기자
이에 대해 연말연시 이동 인구가 늘며 IS 잔존 조직이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튀르키예에서는 지난 2015~2017년에도 IS의 연쇄 테러가 있었다. 로이터는 “튀르키예가 시리아와 이라크로 향하던 IS 전투원들의 경유지로 자리 잡은 탓에 IS와 접점이 생겼다”며 “이후 단속 과정에서 테러가 벌어지곤 했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IS가 일종의 '브랜드'가 되어 중동 외 다른 지역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14일 본다이에서 발생한 테러에 대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용의자가 IS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용의자들이 사용한 차량에선 IS 깃발이 발견됐고, 그 중 한 명은 과거 시드니에서 테러를 모의한 인물과 가까운 관계일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들이 지난달 IS 지역 분파가 활동하고 있는 필리핀 민다나오를 다녀왔다는 점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WP는 “IS의 검은 깃발이 더는 영토를 지배하던 칼리프 국가의 상징이라기보다 폭력 사건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표식’처럼 기능한다”고 짚었다.
다만 호주 수사당국은 현재까지 본다이 테러가 IS의 작전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보고 있다. 두 명의 용의자에게 조직적 연계가 확인되지 않았고, 외부 지시나 훈련을 받은 정황도 없다는 게 호주 경찰의 판단이다. IS는 본다이 테러를 “자랑스럽다”고 치켜세우면서도 자신들의 소행이라 주장하진 않았다.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 테러로 숨진 프랑스계 유대인 청년 댄 엘카얌의 관이 이스라엘 아슈도드 장례식장에서 25일(현지시간) 운구되고 있다. AP=연합뉴스
WP는 최근 2년간 발생한 테러를 들어 IS가 여느 테러조직보다 더 교묘하게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IS가 영토는 장악하진 못했지만 수천 명의 구성원을 가진 테러조직으로 되돌아갔다”는 평가다.
터키가 IS 관련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동과 유럽의 관문 국가로서 IS 조직원은 물론 IS의 추종자까지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번 총격전과 관련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잔혹한 테러범과 싸움은 국경 안팎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