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권성동 "총재님 카지노 하나" 전화 다음날 한학자 보고

본문

bte5608b8cec4d8c9738dd2a9e42b863a2.jpg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금품을 전달하고 이권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9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뉴스1

경찰 수사에 앞서 해외 원정 도박 증거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로 재판에 넘겨진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가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당시 수사 정보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범죄 혐의에 대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독단적 행위”라고 주장한 한 총재의 진술과 배치되는 정황이다.

31일 중앙일보가 확인한 ‘TM(True Mother, 한 총재) 특별보고’ 문건에 따르면, 통일교는 2022년 10월 4일부터 그해 12월 9일까지 한 총재에게 “라스관련(경찰/취재)” 특별보고를 43차례 하는 등 꾸준히 대응책을 논의했다. ‘라스’는 ‘라스베이거스’의 약자로 보인다. 당시 경찰은 2008~2011년 한 총재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600억원대 도박을 했다는 정보를 입수해 내사를 벌이고 있었는데, 이에 대한 대응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btd01fa06956783cedf99c1734f0626c07.jpg

미국 라이베이거스 거리 모습. 사진 라스베이거스 관광청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공소장에 따르면, 통일교의 의혹 대응 특별보고가 시작한 날의 바로 전날인 2022년 10월 3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윤 전 본부장에게 “한학자 총재님이 카지노 하시냐”며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화해 수사 정보를 유출했다. 권 의원은 “카지노 도박 및 외환거래법 관련해서 2013년, 2014년 자금 출처가 문제 된다”며 “세계본부에 압수 수색이 들어올 수 있으니 대비를 하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한 총재와 윤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에 대비해 카지노 도박 자금 출처 등을 포함해 2010~2013년 회계정보를 삭제하거나 조작하도록 직원에게 지시했다고 특검팀은 봤다. 같은 달 25~27일 총무국 소속 직원 등은 사무실 PC를 포맷하는 방법 등으로 원정도박과 관련한 특가법상 횡령 등 혐의의 증거가 되는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bt2de67aebe6808d716d6ed0a977c4737d.jpg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지난해 7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특별보고엔 구체적인 언론 대응 방안도 담겼다. 일본 TBS 방송의 한 총재 도박 의혹 보도에 “‘그런 사실은 몰랐다’라고 대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운 내용이 많으며, 무대응으로 가는 것이 안전하다는 결론”이라고 보고했다. 또 일본 통일교는 도박 의혹을 제기한 일본 잡지 주간문춘에 대해 보고하는 “문춘(라스관련)” 특별보고를 44차례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한 지상파 방송사의 통일교 의혹 관련 다큐멘터리에 대해선 해당 방송사 고위직 인물과 접촉해 제작 동향 등을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A사장의 동생의 친구인 해당 다큐멘터리 PD의 말에 의하면 2차, 3차 보도는 없다. 지난번 방송도 자료가 없어서 겨우 했다고 함”이라는 내용이 특별보고에 담겼다. 또 뉴스타파의 의혹 보도에 대해 “(방송사) 전 사장 출신인 B씨를 통해 뉴스타파 프로듀서를 소개받음”이라며 “최근 미국에 뉴스타파 취재기자를 파견한 적이 없다고 통화를 통해 확인”이라고 보고하기도 했다.

bt21dc7c235b61ae63e8fdb90446595da6.jpg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전 비서실장 정원주씨가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에 출석한 모습. 뉴스1

한 총재는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더해 2022년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현금 1억원을 건넨 행위에 관여했다는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 권 의원과 윤 전 본부장도 각각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송봉준)는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UPF)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2월 31일 불구속 기소했다. 2019년 통일교 자금 1300만원을 국회의원 11명에게 쪼개기 후원했다는 의혹에서다. 검찰은 공범 관계인 한 총재, 윤 전 본부장,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 등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1,067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