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중 정상 만나자 러에 밀착 김정은…파병기념관 찾아 "사상정신적 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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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일 당·정부 지도간부들과 함께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건설장을 찾았다. 사진은 김정은이 딸 주애와 관계자들을 태운 지게차를 직접 운전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딸 주애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다 전사한 군인들을 기리는 전투위훈기념관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파병을 성과로 부각해 선대와 차별화된 업적을 강조하는 한편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당일 러시아와의 밀착을 과시, 이를 견제하려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6일 김정은이 전날 "당 및 정부의 지도 간부들과 함께 해외 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건설장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딸 주애와 부인 이설주가 동행한 모습이 포착됐다.
김정은은 건설 현장을 점검하면서 "조국의 위대한 명예의 대표자들에 대한 우리 당과 인민의 영원한 감사와 경의심의 결정체"이자 "조선 인민의 우수한 아들들의 영웅성을 상징하는 시대의 대기념비"라고 평가했다.

북한 당국이 평양 화성지구에 건설하고 있는 전투위훈기념관의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그러면서 "이 건설로서 우리 수도에는 승리 전통 교양의 중요한 사상정신적 거점이 또 하나 태어나게 된다"며 "기념관의 건립과 더불어 우리 인민은 전승절을 비롯한 주요 명절들을 영웅들과 함께 기념하며 위대한 우리 조국의 영원 불멸성과 인민군의 필승·불패성을 온 세상에 힘 있게 시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의 이 같은 발언은 내부 결속과 충성을 유도하려는 목적이 크지만, 이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중을 의식한 측면도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이 현장을 찾은 날 이 대통령은 시 주석과 만나 90분 간 회담하고, 만찬도 함께 했다. 한·중 정상이 양국 관계의 전면 복원을 시도하는 가운데 북·중·러 공조의 ‘약한 고리’ 격인 북·중 관계에 미칠 영향에 김정은이 경계심을 드러낸 것일 수 있다.
지난해 9월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 주석과 베이징 천안문(天安門) 망루에 함께 오르면서 북·중·러 ‘반미 연대’는 한층 공고해졌다. 하지만 북·중 관계는 중국 의지에 따라 언제든 '길들이기'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을 수차례 직접 경험한 김정은이 나름의 헷징(hedging·위험회피) 전략을 쓰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북한의 지난 4일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1마' 발사에 대해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한 반응인 동시에 한·중 정상회담을 견제하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는 북·중 혈맹의 경우 선대 지도자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지만, 북·러 혈맹은 자신이 구축한 성과라는 차이점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이 이날 행사에 '미래 세대의 아이콘'인 딸 주애를 대동한 것도 북·러 간 공고한 동맹을 미래 세대에 물려줄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김정은은 이날 식수 행사에서 "참전자들의 고결한 희생과 영웅적인 위훈은 어머니 조선의 강대함을 떠받드는 튼튼한 뿌리가 되어 모든 세대의 심장마다 애국의 고동을 더 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일 평양 화성지구에 있는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건설장을 찾아 딸 주애와 함께 기념 식수를 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은 지난해 8월 진행된 파병 장병에 대한 국가 표창 수여식에서 평양시 대성구역에 유족들을 위한 '새별거리' 조성 계획을 밝혔으며, 같은 해 10월 23일 전투위훈기념관 착공식에 직접 참석해 첫 삽을 떴다. 기념관은 평양의 뉴타운으로 불리는 '화성지구'에 건설되고 있으며, 참전군의 묘지인 '열사릉'과 기념관, 기념비 등으로 구성된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차 당대회를 앞두고 수령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과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주애를 대동한 건 '어버이 김정은'이 미래 세대의 안정과 번영을 이끌어가겠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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