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나는 현직 대통령이자 전쟁포로"…법정 선 마두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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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법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나는 여전히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이라며 스스로를 사법 집행에 따른 피의자가 아닌 미국 특수부대의 군사 작전에 의해 체포된 “전쟁포로”라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법정에서 내세운 해당 발언은 향후 법정 공방의 쟁점이자 마두로가 무죄 또는 석방을 주장하거나 유죄를 선고받더라도 중형을 피하기 위해 내세울 핵심 방어 전략이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나는 현직 대통령”…면책 특권 ‘전략’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뉴욕 남부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절차(arraignment)에 출석해 마약 밀매 공모 등 자신에게 적용된 4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기소인부절차는 판사가 피고인에게 유무죄 여부를 묻는 미국의 형사재판 절차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 법원 출석을 위해 호송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마두로는 판사가 신원 확인을 요구하자 “나는 여전히 내 나라의 대통령”이라며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 있는 내 집에서 체포됐다”고 말했다. 함께 출석한 배우자 실리아 플로레스도 “나는 베네수엘라의 퍼스트레이디”라며 “나는 무죄이고, 완전히 결백하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외국의 현직 국가 원수에 대한 면책특권을 주장해 트럼프 행정부의 체포 작전 자체를 불법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면책특권을 주장하는 전략은 1989년 파나마의 실질적 군사 독재자였던 마누엘 노리에가가 구사했다가 실패했던 전례가 있다. 노리에가는 당시 마약밀매 혐의로 체포되자 국가 원수에 대한 면책 특권을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그에게 40년형을 선고했다.

베네수엘라의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5일 카라카스에서 열린 국회 취임식 후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은 마두로"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노리에가는 ‘허수아비’ 대통령을 세워놓고 파나마를 실질 통치했던 것과 달리, 마두로는 부정선거 논란에도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역할을 해왔다는 차이점이 있다.
퇴장 중 ‘툭’ 튀어나온 “나는 전쟁포로”
마두로는 30분간 진행된 이날 심문 내내 “나는 무죄”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리고 심문이 끝날 무렵 방청석에 있던 한 남성이 마두로를 향해 “범죄에 대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소리치자 마두로는 “나는 전쟁포로”라며 “곧 자유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미군이 기습적인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사진을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사진 SNS
뉴욕타임스(NYT)는 “전쟁포로라는 말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카리브해에서 진행한 행동에 나타난 모순점을 직접 겨냥한 말”이라고 분석했다.
‘전쟁포로’라는 말에는 미군 특수부대가 투입된 체포 작전이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마약밀매범에 대한 사법 절차 집행이 아닌 주권국가와 해당국 정상에 대한 군사 작전이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달 10일 미국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 스키퍼호를 나포했다. 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이 엑스(X)에 공개한 나포 장면에는 군 병력이 동원된 것이 확인된다. AP=연합뉴스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전쟁포로는 무력 분쟁에서 포획·구금된 합법적 전투원으로, 분쟁이 종료된 뒤 석방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민간인 학살 등 전쟁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아니라면 전쟁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할 수 없다.
이러한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형사 기소 자체가 무력화될 가능성도 있다. 마두로가 이날 전쟁포로라는 주장을 이어가려 하자 앨빈 헬러스타인 판사는 “이 모든 것을 다룰 시간과 장소가 있을 것”이라며 그의 말을 중단시켰다.
“대통령도 전쟁도 아니다”…시작부터 엇박자
군을 동원해 마두로를 미국으로 압송해온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가 대통령이 아닌 마약밀매 조직의 수장이었다는 주장과 함께, 군사작전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이 아닌 마두로 체포를 위한 사법절차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각각 국가원수에 대한 면책특권과 전쟁포로라는 마두로의 주장을 깨기 위한 근거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5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체포 과정에 대해 상원의원들에게 브리핑하기 위해 의회에 입장하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마두로의 첫 법정 출석일부터 혼선이 노출됐다. NYT에 따르면 미 법무부가 마두로 체포 직후 공개한 공소장에는 마두로가 ‘태양의 카르텔’(Cartel de los Soles)’이라는 마약 조직을 이끌었다는 기존 주장을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2020년 공소장에 적시했던 “태양의 카르텔이 실재하는 조직”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새 공소장에서 “마약 자금에 의해 움직이는 후원 시스템이나 부패 문화를 가리키는 표현”이라고 수정했다.
미 재무부는 해당 조직이 실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지난해 7월 ‘태양의 카르텔’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고, 11월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국무부도 동일한 조치를 취했다.
해당 조직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할 경우 마약 조직을 이끈 혐의로 마두로를 축출한 트럼프 행정부의 명분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도 트럼프 정부의 핵심 인사들은 공소장에서 사라진 내용을 근거로 마두로 축출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5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법원 출석을 위해 호송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루비오 장관은 지난 5일 인터뷰에서 “마두로는 태양의 카르텔의 지도자”라며 ‘삭제된 근거’를 내세워 체포 작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대사 역시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마두로는 악명 높은 테러조직 태양의 카르텔의 수장”이라며 “불법 마약을 미국에 대한 무기로 사용하는 목표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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