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백신 입찰 담합' 6개 제약사들, 유죄→무죄 뒤집힌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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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한 병원에서 어르신이 독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시스
백신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혐의로 기소된 제약 유통·업체 6곳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달 4일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녹십자 등 6개 업체와 임원 7명은 2016~2019년 정부가 발주한 결핵, 자궁경부암 등 백신 입찰에 참여하면서 다른 도매업체들을 들러리 세우는 방식으로 공정거래를 방해한 혐의(공정거래법위반)로 2020년 기소됐다. 이 회사들은 최초 입찰에 참여했다가 단독응찰 등 이유로 다른 업체들을 참여시켜 백신 공급을 낙찰받았다.
1심에서는 제약·유통 업체 임원 7명에게 벌금 300만~5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법인들에는 녹십자·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각각 벌금 7000만원, 보령바이오파마·유한양행에 벌금 5000만원, SK디스커버리와 광동제약에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피고인들의 행위로 입찰 참가자 간 경쟁을 통해 낮은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차단됐고 새 경쟁업체가 출현할 기회도 없어졌다”며 “입찰방해 행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입찰에 실질적인 경쟁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 6개 업체와 임원 7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공동판매사”라며 “각 백신을 공급받을 수 있는 업체는 사실 공동판매사뿐이어서, 다른 업체와의 실질적인 경쟁관계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입찰에서 가격경쟁을 통해 보다 낮은 가격으로 낙찰될 가능성, 새로운 경쟁업체의 출현 기회 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근본적으로는 독점 공급되는 백신에까지 굳이 입찰을 진행하도록 한 제도적 미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법원은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가 당초 수의계약을 검토했으나, 단가가 5000만원 이상이라는 이유로 조달청의 반대에 부딪혀 경쟁입찰을 하게 됐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질병관리본부 또한 입찰에서 실질적인 경쟁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없었고 국가예방접종사업(NIP) 적시 공급을 위해 업체들에게 빠른 낙찰을 종용하기도 했다”고 했다.
검찰은 상고했으나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며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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