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특감" 발표 하루만에 "취소"…서울…

본문

bt53e275d884a3b7eea8bc7ae925688eb4.jpg

서울교통공사가 경영부문과 감사실 간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공사 본사.뉴스1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감사실이 지난 연말에 공사의 인사행정 전반을 특별감사하겠다고 전격 통보했다가 다음 날 철회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와 철도업계 등에 따르면 공사 감사실은 지난해 12월 30일에 '특별감사 착수 통보'라는 공문을 공사 경영부문에 보냈다. 대상은 2023년~2025년까지 3년간 기획본부와 경영지원실 등 유관부서에서 처리한 인사행정 업무 전반이었다.

 공문에는 감사 범위 및 대상은 기간 중 변동 가능하다고 적혔으며, 감사 기간은 1월 8일부터 2월 말까지였다. 공문에는 또 “국회, 시의회 및 주요 언론을 비롯한 공사 내·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인사 행정 및 감사방해와 관련한 특별감사”란 내용도 담겼다.

 익명을 요구한 공사 관계자는 “관련 규정상 특별감사라는 항목은 없다”며 “감사실이 연중 감사계획에도 없이 지난 3년간의 인사 전 분야를 감사하겠다고 갑자기 통보한 탓에 상당히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btdf5114caa668afaf7750047f2e4fd669.jpg

특별감사 착수 통보 공문. 자료 서울교통공사

 그런데 다음 날 감사실이 이번에는 ‘특별감사 실시 철회 통보’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루 만에 감사 방침이 취소된 것이다. 조직 단결과 사장 직무대행 체제의 안정적 유지가 중요하다는 성중기 상임감사의 결정에 따라 특감 결정을 철회한다는 설명이었다. 공사는 백호 전 사장이 지난해 11월 사임하면서 기획본부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공사 안팎에선 이번 특감 소동의 배경으로 감사실 간부와 관련한 인사를 꼽는다. 해당 간부가 연령에 따라 퇴직을 준비하는 공로연수 대상자에 포함되자 성 감사가 사장 직무대행에게 이 간부의 공로연수 제외와 현직 유지를 요청했다가 거부된 일이 계기라는 관측이다.

 당시 사장 직무대행은 공로연수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은 한 예외 없이 포함하는 게 원칙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로연수 발령이 난 직후 특감 통보가 이뤄진 것도 논란을 키웠다. 이 때문에 공사 내부에선 감사가 요구한 인사가 수용되지 않았다고 보복성 감사를 하려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성 감사는 “그동안 감사실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이런저런 이유로 제대로 주지 않은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이참에 과거 인사가 전횡된 부분을 밝혀내고 앞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감사를 통해 지적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성 감사는 또 “막상 특감을 착수하려고 하니 감사실이 사장 직무대행 체제를 너무 흔드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어서 조직 안정 차원에서 특감 결정을 철회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bte3772c62b3913d8132b774e183ad012d.jpg

특별감사 철회 공문. 자료 서울교통공사

 이처럼 특감 취소로 사태는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철도업계에 따르면 공사 경영진과 감사실 간 갈등은 백 전 사장과 성 감사가 지난 2023년 취임한 뒤부터 심화했다고 한다. 백 전 사장은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을 거친 공무원 출신이고, 성 감사는 서울시의원을 두 차례 지낸 정치인이다.

 공사 사정에 밝은 철도업계 관계자는 “신규 전동차 발주를 둘러싸고 계약 관계자들이 특정업체와 유착된 것 아니냐는 감사실의 의심과 감사실이 또 다른 특정업체를 밀어주고 있다는 경영진의 의혹 등이 교차하면서 백 전 사장과 성 감사 간 관계도 크게 금이 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감사실에서 수사기관에 관련 제보를 해 담당자들이 조사를 받았고, 성 감사도 업무추진비 부정사용 등의 혐의로 고발당하는 등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영진에선 "감사실이 무리한 감사와 개입으로 경영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고 반발했고, 감사 측은 “감사를 통해 법적 문제를 발견하면 사법기관에 넘겨서 조사토록 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맞섰다.

btcf509e52a1421bc06c7ca35f6de0959c.jpg

지난해 12월 3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노원구 서울교통공사 창동차량기지에서 열린 진접차량기지 시험운행 개시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내부 혼란이 심화하자 백 전 사장은 책임을 지고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사표를 제출했으며, 지난해 11월 사표가 수리돼 회사를 떠났다. 이후 사장 직무대행 체제에서 또다시 감사실과 갈등이 불거지자 공사 내부는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런데도 감독권과 인사권을 가진 서울시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오 시장이 공사 관련 사안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도 불확실하다. 서울시 정무라인 관계자는 “서울시, 특히 비서실은 최소한의 자율성 보호를 위해 서울교통공사 등 23개 투자출연기관의 상황을 일일이 보고받지 않는다”라고만 답했다.

 하지만 공사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갈등을 해결하기 어려운 지경인데도 서울시까지 손을 놓고 있으면 자칫 지하철 안전운행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0,080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