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난 현직 대통령이자 전쟁포로” 법정 선 마두로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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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 처음으로 재판정에 출석해 “나는 여전히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이라며 스스로를 사법 집행에 따른 피의자가 아닌 미국 특수부대의 군사 작전에 의해 체포된 “전쟁포로”라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들은 향후 법정 공방의 쟁점이자 마두로가 무죄 또는 석방을 주장하거나 유죄를 선고받더라도 중형을 피하기 위해 내세울 핵심 방어 전략이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뉴욕 남부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절차(arraignment)에 출석해 마약 밀매 공모 등 자신에게 적용된 4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기소인부절차는 판사가 피고인에게 유무죄 여부를 묻는 미국의 형사재판 절차다.
마두로는 판사가 신원 확인을 요구하자 “나는 여전히 내 나라의 대통령”이라며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 있는 내 집에서 체포됐다”고 말했다. 함께 출석한 배우자 실리아 플로레스도 “나는 베네수엘라의 퍼스트레이디”라고 했다. 해당 발언은 외국의 현직 국가 원수에 대한 면책특권을 주장해 트럼프 행정부의 체포 작전 자체를 불법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면책특권을 주장하는 전략은 1989년 파나마의 실질적 군사 독재자였던 마누엘 노리에가가 구사했다 실패한 전례가 있다. 노리에가는 당시 마약밀매 혐의로 체포되자 국가 원수에 대한 면책 특권을 주장했으나 미국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그에게 40년형을 선고했다.
마두로는 30분간 진행된 이날 심문 내내 “나는 무죄”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리고 심문이 끝날 무렵 “나는 전쟁포로”라며 “곧 자유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포로’라는 말에는 미군 특수부대가 투입된 이번 체포 작전이 미국의 주장처럼 마약밀매범에 대한 사법 절차 집행이 아닌 주권국가와 해당국 정상에 대한 군사 작전이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전쟁포로는 무력 분쟁에서 포획·구금된 합법적 전투원으로, 분쟁이 종료된 뒤 석방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러한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형사 기소 자체가 무력화될 가능성도 있다.
군을 동원해 마두로를 미국으로 압송해온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가 대통령이 아닌 ‘태양의 카르텔(Cartel de los Soles)’이란 마약 조직의 수장이었으며, 군사작전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이 아닌 마두로 체포를 위한 사법절차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마두로의 첫 법정 출석일부터 혼선이 노출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법무부가 마두로 체포 직후 공개한 공소장에는 ‘태양의 카르텔’이 마두로가 이끄는 조직이 아닌 “마약 자금에 의해 움직이는 후원 시스템이나 부패 문화를 가리키는 표현”이라고 적혔다. 해당 조직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할 경우, 마약 조직을 이끈 혐의로 마두로를 축출한 트럼프 행정부의 명분이 흔들릴 수 있다.
한편 이날 법정에서는 마두로의 변호인 배리 폴락도 자리를 함께했다. 폴락은 미국 정부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폭로한 줄리안 어산지 위키리크스 설립자의 변호를 맡아 일부 혐의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어산지의 석방을 이끌어낸 유명 변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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