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말 바루기] ‘천생’ 배우였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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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큰 별이 졌다. 아역 배우로 시작해 평생을 영화와 함께해 온 배우 안성기가 별세했다. ‘만다라’ ‘고래사냥’ ‘남부군’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실미도’ 등 굵직굵직한 명작에 등장해 한국 영화의 발전을 견인해 온 그를 기리고 추모하는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는 “투병 중에도 영화 촬영을 이어 나간 그는 진정 ‘천상’ 배우였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찰떡같이 표현해 낸 안성기 배우야말로 ‘천상’ 배우라 할 만하다” 등과 같은 글이 이어지고 있다.
‘타고난 배우’라는 의미로 많은 이가 이처럼 ‘천상 배우’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그러나 이는 ‘천생’과 ‘천상’을 헷갈려 써서 생긴 잘못으로, 각각의 단어를 이루고 있는 한자를 살펴보면 그 차이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천생(天生)’은 ‘하늘 천(天)’ 자에 ‘태어날 생(生)’ 자가 결합해 만들어진 낱말이다. ‘하늘로부터 타고남, 또는 그런 바탕’이라는 의미의 명사나, ‘타고난 것처럼 아주’라는 뜻의 부사로 쓸 수 있다. 따라서 “그는 천생이 학자라 쉴 때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는 처음 만난 사람도 웃기려고 하는 천생 개그맨이다” 등과 같은 문장에는 ‘천생’을 써야 바른 표현이 된다.
‘천상(天上)’은 ‘하늘 천(天)’ 자와 ‘위 상(上)’ 자가 만나 이루어진 단어로, 말 그대로 ‘하늘 위’를 일컫는다. 그러므로 “천상의 목소리” “천상에서 내려온 천사” 등과 같은 표현에 써야 적합하다.
우리들의 ‘천생 배우’가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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