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라진 증거들, 피의자는 혐의부인…김병기 사건 '골든타임' 놓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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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왼쪽)과 강선우 의원. 중앙포토
경찰이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주요 고발인 및 피의자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핵심 피의자 대부분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사건 발생 이후 상당 시간이 흘러 통신 기록 등 관련 증거도 다수 사라진 상황이라 ‘수사 골든타임’을 이미 놓친 건 아니냐는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우선 경찰의 ‘늑장수사’와 은폐 논란을 낳은, 김 전 원내대표의 수사 무마 청탁 의혹부터 증거 확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김 전 원내대표의 전 보좌관 김모씨는 지난 2024년 김 전 원내대표가 경찰 출신 국민의힘 유력 의원을 통해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사건 수사를 무마하도록 청탁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관련 고발장이 접수되며 수사가 시작됐지만, 김 전 원내대표 측을 비롯한 주요 당사자 모두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청탁 전화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 동작경찰서장이던 A·B총경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김 전 원내대표는 물론이고 지목된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도 사건 무마 청탁을 받은 적 없다”고 했다.
의혹을 확인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는 통화 기록이다. 그러나 통신 기록 보존 기간은 1년이며, 이들 사이 통화가 오간 것으로 의심되는 시점은 2024년 7월이라 기록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이 미적대는 사이 증거도 사라지고 관련자들도 말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할 시간이 생겼다”는 지적이 경찰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해당 의혹을 처음 폭로한 김씨는 경찰에 낸 진술서를 통해 2024년 5월 김 전 원내대표가 영업시간이 끝난 뒤 문을 닫은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 안에서 IT 기업 대관 직원과 만났고, 자신과 관련한 동작서 수사 자료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카페 주인은 지난 6일 “2년 전 일이라 잘 기억나지 않고 김 전 원내대표와는 모르는 사이”라며 “김 전 원내대표와 함께 왔다는 사람은 얼굴도 모른다”고 말했다.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도 지워졌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관련자들의 진술 역시 엇갈릴 경우 의혹을 제기한 보좌진들의 진술 신빙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차남의 편입학 의혹 역시 입증 자료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전 원내대표가 차남의 숭실대 편입 조건을 맞추기 위해 취업을 청탁했단 의혹이 제기된 J사는 대표가 김 전 원내대표와 특수 관계이고 여러 정치인과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시 관련 진술을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인 데다 취업 청탁이 이뤄진 거로 추정되는 시점인 2022년에서 3년여가 지난 지난해 9월 수사가 시작됐고, 본격적으로 수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건 다시 4개월가량이 지난 최근이다. 증거가 이미 인멸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수사 경험이 많은 한 경찰 관계자는 “2022년 지방선거 공천 대가 뇌물 수수 의혹도 4년 전 일 아닌가. 탄원서 접수와 동시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시작했으면 모르겠지만, 이미 몇달이 흘러서 수사 골든타임은 지났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주원 기자
강선우 의원실 전 보좌관 "돈 받은 적 없다"
강선우 의원의 ‘1억 공천 대가 뇌물’ 의혹에 대해서도 주요 피의자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돈을 받아 보관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직 보좌관 남모씨는 6일 약 16시간에 걸친 경찰 피의자 조사에서 “돈을 받은 적 없다”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남씨가 돈을 보관했다고 주장한 강 의원의 말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김 시의원까지 지난해 12월 31일 출국했다. 때문에 피의자들이 수사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경찰이 벌어준 셈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한편, 김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 13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7일 대한항공 의전 특혜 의혹, 보라매병원 진료 특혜 의혹 등을 고발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김순환 사무총장을 불러 고발 경위 등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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