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캐나다 연기금도 5000억 투자 망설인다"…꽁꽁 얼어붙은 민간임대주택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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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간임대사업자 간담회
맹그로브 신촌점. 3인실의 모습. 한은화 기자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맹그로브 신촌점.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도보 3분 거리인 이 16층 건물에는 277명(165개실)이 산다. 2023년 준공했다.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의 트렌드를 반영해 개인실은 작지만, 서가ㆍ코워킹룸 등 공용공간은 다양하다.
1인실은 관리비 제외하고 방 타입에 따라 보증금 500만원, 월세 100만원 이상이다. 3인실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70만원 선이다. 가격은 저렴하지 않지만, 대기자가 줄 섰다고 한다. 맹그로브 신촌점에서 거주하는 한 직장인은 “전세 사기가 무서웠는데 안심할 수 있어 좋고, 공용공간을 통해 외국인 친구도 많이 사귀게 되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맹그로브는 현재 서울에서 4개 지점을 열었고, 11개 지점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그런데 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했다. 한국의 기업형임대주택 시장의 미래를 밝게 본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가 본격 일어나기도 전에 규제 폭탄을 맞은 탓이다. 정부는 지난 9ㆍ7대책에서 매입임대사업자의 담보임대인정비율(LTV)을 0%로 제한했다. 임대주택사업자가 신규임대주택을 매수하려면 현금 100%가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10ㆍ15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매입임대가 종부세 합산배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민간임대, 신규 투자 사실상 멈췄다”
맹그로브를 공급하고 있는 부동산 임팩트 디벨로퍼 엠지알브이(MGRV)의 조강태 대표는 “취득세 중과, 종부세 합산배제 등을 놓고 관계기관에 아무리 질의해도 명확한 답을 주는 곳이 없다”며 “모든 신규 투자가 사실상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신촌에 위치한 민간임대주택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서울시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는 MGRV와 지난해 1월 조인트벤처를 결성해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상태다. 조 대표는 “5000실을 공급할 규모의 자금”이라며 “캐나다 연기금을 포함해 한국 민간임대주택시장에 투자하려고 했던 해외 투자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는데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8일 서울시가 맹그로브 신촌점에서 연 민간임대사업자 및 입주민과의 간담회에서 이런 성토가 쏟아졌다. 민간임대주택의 80%는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다. 1∼2인 가구나 서민ㆍ청년ㆍ신혼부부의 주요 거주 공간이기도 하다.
현재 서울에 등록된 민간임대주택은 41만6000가구로 전체 임대주택의 20%다. 전체 임대주택을 보면 22%가 공공임대, 58%가 미등록 개인임대주택이다.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은 1%도 채 안 된다. 도쿄ㆍ뉴욕 등 글로벌 도시에서는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비율이 30~40%에 달한다.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더 공급해야 할 정부가 옥죄고 있다”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현재 규제로는 맹그로브 같은 민간임대주택은 더는 공급 못 한다”며 “정책 리스크가 너무 커서 사업할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민간임대주택 현장을 찾아 사업자, 입주민 및 관계자와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앞서 서울시는 민간임대 사업자의 LTV를 70%로 완화하고 종부세 합산배제를 재적용하는 등 세제 혜택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간임대주택이) 더 많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제도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만들어 줘야 할 정부가 오히려 옥죄고 있다”며 “사업자들이 자기자본만 가지고 어떻게 사업을 할 수 있나, 투기 세력하고 민간 임대사업자를 전혀 구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2인 가구와 청년, 신혼부부의 거주공간인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 민간임대사업자 규제 완화를 강력히 재차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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