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5000피? 새해되자 국장 팔고 미장 산다…개미의 변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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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모(45)씨는 코스피가 4600선을 넘은 지난 7일 갖고 있던 국내 주식 중 절반을 팔았다. 주가가 짧은 기간 너무 많이 올랐다는 생각에 일부를 팔아 수익을 냈다. 김씨는 “코스피가 지금보다 5% 넘게 내려가면 남은 국내 주식도 다 팔 계획”이라며 “그 돈으로 장기 투자 중인 미국 원자력 관련 종목을 좀 더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새해 들어 코스피가 장중 4600선을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한국 개인투자자의 시선은 여전히 미국 시장을 향하고 있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새해 들어 4거래일 연속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미국 주식을 판 것보다 산 규모가 컸다는 의미다. 한국시간을 기준으로 1일부터 7일까지 누적으로 개인투자자가 사들인(순매수) 미국 주식만 12억8277만 달러(약 1조8600억원)어치에 달한다. 새해 들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다드앤드푸어(S&P) 지수는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역시 새 기록을 쓰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차익실현에 나서고, 미국 증시에는 오히려 자금을 더 넣고 있었다.
미국의 뉴욕 맨해튼 뉴욕증권거래소 근처에 있는 ‘돌진하는 황소상(Charging Bull)’. 황소는 주식 시장에서 ‘상승장’을 뜻한다. 로이터=연합뉴스
한국시간을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22일부터는 연말까지 매도가 앞섰는데, 새해 들어 방향을 바꿨다. 1일 하루에만 5억435만 달러(약 7311억원)어치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장중 4600 선을 넘은 7일 기준 개인투자자는 3억996만 달러(약 4493억원) 상당의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반대로 코스피 시장에선 2946억원 주식을 순매도했다. 테슬라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팔란티어, 알파벳 등이 한국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출렁임이 큰 한국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개미들의 미국행을 부추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한국시장은 변동성이 큰 반면, 미국 증시는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연간 10~20%의 지수 상승이 기대돼 중장기 투자를 염두에 두고 옮겨가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지윤 기자
여기에 코스피 불장을 ‘반도체 투톱’이 끌고 가는 편중된 구조도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성장주ㆍ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도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코스닥 지수는 8일 944.06으로 전날보다 0.33포인트(0.35%) 하락했고, 3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끌고 가는 게 대부분이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선 수익률이나 선택지 관점에서 제약이 있다”며 “반면 미국 주식은 대형주뿐 아니라, 작지만 성장성 강한 종목 등 선택지가 넓다”고 말했다.
비과세 ‘체리피킹’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주식 양도세는 연간 단위로 부과된다. 세금 혜택을 받으려는 투자자들이 지난해 말 주식을 매도한 후, 새해 들어 다시 미국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달러 대비 원화값이 떨어질(환율은 상승) 것이라는 기대도 미국 증시 베팅을 부추긴다. 투자수익에 더해 환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어서다.
이런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매수세는 원·달러 환율에도 부담을 주는 요인 중 하나다. 실제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주간 종가 기준(오후 3시30분) 1450원대로 다시 내려앉았다(환율 상승).
정부는 해외 투자 자금을 국내로 되돌리기 위해 세제 혜택을 주는 ‘국내 증시 복귀 계좌(RIA)’를 곧 선보인다. 개인투자자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대준 수석연구원은 “투자자들은 해외 자금을 국내로 돌려 1년 묶어 놓는 세제 혜택이 나을지, 미 증시의 수익률에 대한 매력이 더 클지를 따져보게 될 것”이라며 “국내 증시 정상화를 위해선 좀비기업 퇴출 등 근본적 조치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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