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0년 전 전두환은 '사형' 나왔다…오늘 尹 내란혐의 최종구형
-
7회 연결
본문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가 지난해 12월 15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조 특검은 8일 특검보, 부장·차장검사 등 특검팀 지휘부를 재소집해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형량을 결정했다. 뉴스1
12·3 비상계엄 선포로 내란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가 9일 사형 또는 무기징역형을 최종 구형한다. 서울대 법대생이던 1980년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당시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던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반대로 구형받는 위치에 선다.
조은석 특검은 지난해 12월 14일 수사를 마치고 각자 법무법인, 검찰청으로 복귀했던 특검보, 차장·부장검사들을 전날(8일) 오후 3시쯤 소집해 약 6시간 동안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구형량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선 각 참석자들이 윤 대통령에 대해 사형과 무기징역 중 어떤 구형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견을 차례로 개진했다. 그 결과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구형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 특검은 이날 특검보들과 차장·부장검사들이 내놓은 의견을 바탕으로 9일 결심공판 전까지 윤 대통령에 대한 구형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선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롯데리아 회동 관련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 경찰 지휘부인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 8명의 구형량도 논의됐다.
이날 회의를 마치고 나온 특검팀 관계자는 “조 특검이 의견 수렴을 마쳤고, 추가로 고민한 후에 구형량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980년 내란보다 더 국격 손상”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6일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 1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하고 있다. 뉴스1
윤 전 대통령이 받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형, 무기금고형만이 가능하다. 해당 혐의 구형은 30년 전인 1996년 8월 5일 전두환 전 대통령에 검찰이 사형을 구형한 사례가 유일하다. 조 특검은 전 전 대통령의 1980년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와 윤 전 대통령 12·3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비교해 구형량을 정할 것으로 분석된다.
전 전 대통령의 경우 내란 우두머리 외에도 12·12 사태 관련 군형법상 반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민간인 다수가 사망한 것 관련 내란 목적 살인 등 혐의가 추가로 적용돼 사형이 구형됐다. 1심 재판부는 검찰 구형대로 사형을 선고했으나, 같은 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형으로 감형된 게 이듬해 최종 형량으로 확정됐다.
그에 비해 12·3 비상계엄은 민간인 사망자는 없었으나 권력 독점·유지 목적으로 계엄을 선포한 점, 87년 체제 하에 발전한 정치·경제 체계를 한순간 마비시킬 수 있었단 점, 비록 미수에 그쳤으나 정치인 체포 등 위법한 계획이 수립돼 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범행 중대성은 절대 떨어지지 않다고 조 특검은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12.12 및 5.18 사건 1심 선고가 열린 1996년 8월 26일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법정에 입정, 피고인석에 서있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에 사형, 노 전 대통령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법원은 전 전 대통령에 사형, 노 전 대통령에 징역 2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중앙일보 DB.
특검팀은 지난해 11월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구형할 때도 “12·3 계엄 내란은 수십년 쌓은 민주화 결실을 한순간 무너뜨리고 국제 신인도와 국가경쟁력 추락시켜 경제 발전에 중대한 걸림돌이 됐다”며 “45년 전 내란보다 국격을 더 막대하게 국격 손상시켰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조 특검은 전직 검찰총장인 윤 전 대통령이 수사, 재판에 불성실한 태도로 임했단 점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0일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재구속되자 특검팀 소환에 전부 불응했다. 특검팀이 강제 인치하려 했으나 구치소 독방에서 저항하며 거부했다. 결국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단 한번도 조사하지 못하고 기소해야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부터 4개월 동안 내란 재판에도 불출석했다.
이날 회의에선 사형 제도가 사실상 집행이 안 되고 있기 때문에 무기징역형으로 ‘실질 구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마지막 사형은 28년 전인 1997년 12월 30일 집행됐다.
‘尹과 한 몸’ 김용현, 내란 우두머리급 구형할까
조 특검은 지휘부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구형량을 두고도 장시간 토의했다고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은 노상원 전 사령관과 계엄 계획을 수립하고,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 핵심 인물들을 군(軍) 요직에 앉히고, 계엄 문건을 직접 작성하는 등 계엄 선포 전후로 윤 전 대통령과 마치 ‘한 몸’처럼 움직였던 인물이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30일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이 '경고성 계엄'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 주장을 두둔하는 증언을 재차 했다. 연합뉴스
이날 회의에선 김 전 장관 구형량을 윤 전 대통령과 유사한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고 전해졌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의 법정형은 5년 이상 징역 또는 사형, 무기징역이다. 김 전 장관이 주도적으로 윤 전 대통령과 12·3 계엄을 구상했던 것인지, 아니면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 지시를 받아 수동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것인지에 대한 조 특검 판단이 최종적으로 구형량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 구형량이 노태우 전 대통령 구형량을 기준으로 결정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2·12 사태에 가담했고,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수도방위사령관이었던 노 전 대통령은 1996년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군형법상 반란 등 혐의로 무기징역형이 구형됐고 이듬해 징역 17년형이 확정됐다.
조 특검은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구형량도 고심했다고 한다. 이들은 실제로 경찰 기동대를 투입해 국회 봉쇄를 시행한 인물들이다. 이들 구형량은 상부 명령에 따라 국회 투입 등 임무를 수행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 군 지휘관들 구형량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 피고인 8명에 대한 결심공판은 9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