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최악은 '의료체계 신뢰' 무너진 것…일단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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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현 의료혁신위원장

정기현 의료혁신위원회 위원장이 5일 서울 중구 의료혁신위원회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정부의 의료혁신위원회가 출범했다. 전 정부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소통 부재로 의정 갈등을 키웠다는 반성 위에서, 이번 혁신위는 출범 단계부터 시민 참여와 숙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국무총리 직속 자문기구로 출범한 의료혁신위원회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이자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국립중앙의료원장을 지낸 정기현(69·사진) 위원장을 중심으로 민간위원 27명과 관계부처 인사 등 30명으로 구성됐다. 정부는 혁신위 산하에 분야별 전문위원회를 두고, 최대 300명 규모의 시민 패널을 구성해 의료정책 의제를 공론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지난 5일 중앙일보에 “제일 중요한 것은 잘 듣는 것”이라며 “특히 지역민의 이야기를 어떻게 들을 것인지가 혁신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국립중앙의료원장 임기를 마친 뒤 다시 지역 병원으로 돌아가 소아 환자를 진료 중인 그는 의료혁신을 “정책 이전에 신뢰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예전처럼 전남 순천에서 소아 환자를 진료한다고 들었다.
- “지역 필수의료 현장의 한 사람으로, 지금은 다시 시골의사로 지내고 있다. 평일에는 외래진료를 하고, 주 2회는 달빛어린이병원 야간진료를 맡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은 지역모자의료센터 신생아중환자실(NICU) 주말 당직도 선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평범하고, 평범해야 할 지역의사의 일상이 왜 이제는 전국적으로 ‘예외적’이고 ‘용감한 일’이 되었을까 하는 질문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해 12월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료혁신위원회 민간위원 위촉장 수여식에서 정기현 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의료혁신위원장이란 임무를 맡게된 배경은.
- “혁신위는 국무총리 자문기구다. 직접 정책을 집행하는 기구는 아니고, 갈등 당사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의 장에 가깝다. 각자의 입장에만 머무르면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 되겠지만, 혁신위는 오히려 그 미션을 가능하게 만드는 ‘숨통’을 트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 의료의 문제를 직시하고, 사회적 합의의 기반을 점검하며 구조적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 혁신위는 앞으로 어떻게 운영되나.
- “먼저 1월 중순 전체 위원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열어 혁신위 역할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혁신 방향과 의제 선정, 전문위원회 구성, 시민 패널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다. 1월 말에는 2차 혁신위 회의를 계획하고 있다. 시민 참여와 숙의 과정은 외부 개입 없이 진행돼야 하고, 그 결과도 예단할 수 없다. 다만 과정만큼은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다.”
- 혁신위가 내놓은 결론은 정부 정책에 어떻게 반영되나.
- “의료 문제는 어떤 해법을 내놔도 다른 의견이 존재한다. 저는 ‘왜 충돌하는가’를 묻는 것이 혁신위의 역할이라고 본다. 혁신위가 특정 결론을 내리고 그대로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그런 권한은 국민에게 있다. 국회와 정부가 열린 자세로 우리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 ‘지필공(지역ㆍ필수ㆍ공공의료)’이 핵심 의제인데, 현장에서 보기에 뭐가 가장 문제라고 보나.
- “의료체계는 신뢰 위에서만 작동한다. 전문가에 대한 신뢰, 의료인의 직업의식,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환경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우리 사회는 그 신뢰가 너무 부족하다. 이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본다.”
- 지난해 소아과 수술 수가 대폭 인상 사례처럼, 결국 돈과 투자가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는 지적도 있다.
- “돈 문제, 맞다. 하지만 돈을 ‘잘’ 써야 한다. 동시에 의료는 사람의 문제다. 사람을 제대로 성장시키고, 필요한 곳에 배치하는 구조가 함께 가야 한다.”
- 윤석열 정부 의료개혁 가운데 이념을 떠나 계속 추진해야 할 정책도 있을텐데.
- “지난 정부 정책이 모두 실패한 것은 아니다. 지역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합리적 판단과 실질 조치를 담은 부분도 분명히 있다. 다만 그 개혁 정책을 온전히 평가하고, 목표대로 실현될 수 있는 환경과 구조를 우리가 갖추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 그런 틀이 갖춰지면, 잘 취사선택해 더 힘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 의료계 반발은 어떻게 넘을 것인가.
- “혁신위에는 거의 모든 의료계 단체와 전문가 그룹이 참여한다. 무슨 일을 했을 때 의료계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혁신위는 ‘왜 의료계를 포함한 이해관계 그룹들이 사사건건 부딪히는지’ 그 구조 자체를 다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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