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 ‘선거 개입 의혹’ 국정원 압수수색…김규현 전 원장 출국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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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국가정보원에서 복원한 청사 앞 원훈석의 모습. '정보는 국력이다'란 문구가 적혀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지난 2023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영향을 미치려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섰다. 국정원이 보궐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두고 “선관위 투·개표 결과가 해킹될 수 있다”고 발표한 것이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의힘 후보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한, ‘선거 개입’이라는 취지의 고발장이 경찰에 접수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김규현 전 국정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달 초엔 서울 서초구 국정원에 수사관들을 보내 국정원 내부 자료를 임의제출 받는 방식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보안 점검 결과’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김 전 원장 등 국정원 고위관계자들은 지난 2023년 10월 11일 열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본투표에 영향을 미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국정원은 선거 하루 전인 10일 “선관위의 투·개표 시스템에 해킹 취약점이 다수 발견됐다”는 내용의 보안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그해 7월부터 9월까지 가상의 해커가 선관위 시스템에 어렵지 않게 침투했고, 이를 통해 유령 유권자 등록과 득표수 변경 등도 가능했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국정원 고위직들이 해당 발표 시점에 관여했는지, 일부 허위 섞인 내용이 발표에 포함되진 않았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당시 보궐선거는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졌다. 국민의힘은 친윤 성향 김 전 구청장을 다시 후보로 냈고, 더불어민주당은 진교훈 후보를 내세웠다. 양당의 선거전 과정에서 이뤄진 국정원의 발표는 그동안 음모론에 그쳤던 ‘부정선거론’을 키우는 불쏘시개가 됐고, 국민의힘도 수개표를 주장하는 등 부정선거 의혹에 힘을 싣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선관위는 “선거 결과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고, 당시 야권에선 ‘국정원의 선거 개입 아니냐’는 반발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선거에선 진교훈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며 국정원 선거 개입 논란도 잦아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국정원 출신인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관련 의혹에 대한 제보를 바탕으로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며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고, 경찰 수사도 시작됐다. 박 의원이 확보한 제보 내용에는 당시 대통령실이 ‘선관위 보안에 문제가 없다’는 국정원의 1차 보고를 반려했고, 김 전 원장 중심으로 ‘선관위 해킹이 가능하다’는 2차 보고서가 작성됐다는 주장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한편 경찰은 향후 선관위 보안 점검 보고서들과 회의 자료를 분석한 뒤 보안 점검·발표에 관여한 국정원 실무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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