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격전지·험지 출마자 찾기 힘든 국힘…영남 출마자만 줄 섰다
-
2회 연결
본문

지난해 4월 10일 총선 당시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이 빈자리로 가득한 모습. 김성룡 기자
“당 지지율이 바닥인데, 누가 죽을 판인 서울·경기로 나서고 싶겠습니까?”(국민의힘 수도권 의원)
6·3 지방선거가 5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의 격전지·험지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텃밭인 영남권 선거에 도전자가 붐비는 것과는 대조된다.
특히 야권에 우호적이지 않은 수도권 선거에 도전하는 인사는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당초 경기지사 예비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김은혜·안철수 의원은 출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 적합도 1위를 기록했던 유승민 전 의원도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지사에 더해 김병주·양기대 의원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내고, 추미애·한준호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등 문전성시인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의원 시절 지역구로 ‘상징적 전장(戰場)’이 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도 한산하긴 마찬가지다. “중량감 있는 후보가 출사표를 내 민주당과 부딪혀 봐야 전체 선거 판세에도 좋다”(국민의힘 3선 의원)는 의견은 있지만, 11일 기준 손을 든 국민의힘 후보는 없다. 반면에 지난 성탄절에 이 대통령 부부가 김남준 대변인과 함께 인천 계양구의 해인교회를 찾아 ‘전략적 밀어주기’라는 해석이 나오는 등 여권 분위기는 이미 달아올라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5일 인천 계양구 해인교회를 방문해 성탄 예배에 참석해 있다. 오른쪽은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 대통령실 제공
수성이냐 탈환이냐의 기로에 선 인천시장도 현직인 유정복 시장과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정도가 국민의힘 후보로 거론되는 수준이다. 민주당에선 3선의 김교흥·맹성규·박찬대 의원 등 후보군이 물밑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 대통령이 띄운 행정통합으로 이목이 쏠린 충남·대전 선거의 여야 분위기도 정반대다. 민주당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차출설로 들썩대는 가운데 소장파 장철민 의원은 이미 출마를 공식화했고, 문진석·조승래 의원도 도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현역인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 외엔 눈에 띄게 거론되는 인사가 없다.
현역 의원의 광역단체장 도전설과 대법원 판결로 지방선거와 동시에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수도권 지역구도 야권에선 눈길을 끌 만한 도전 소식이 전무하다. 경기지사 출마설이 나오는 추미애 민주당 의원의 경기 하남갑, 2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양문석 민주당 의원의 경기 안산갑 등이 대표적이다. 8일 이병진 민주당 의원의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공석이 된 경기 평택을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의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 3선의 유의동 의원의 출마설이 나오면서다.
반면 국민의힘의 텃밭인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부산시장 선거에는 자천타천 거론되는 후보군이 줄을 섰다. 이미 추경호·최은석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주호영·윤재옥·유영하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에선 “험지는 외면하고 꽃밭만 몰리는 이기적 DNA가 당을 좀먹고 있다”(초선 의원)는 우려가 확산 중이다. 지난 7일 장동혁 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했지만, 여전히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형성된 ‘수도권 필패론’도 험지 불출마 기류를 자극했단 평가다. 8일 발표된 한국갤럽 전화면접 조사에서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3%였지만,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3%에 그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판결이 정리되고, 당이 차츰 정상화되면 험지 출마자가 잇따를 것”이라고 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