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환율 안정 카드로 꺼낸 MSCI…“급한 불 끄기엔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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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달러 유입 ‘희망고문’
정부가 지난해 연말 쏟아낸 각종 대책에도 새해 들어 원화가치가 다시 미끄러지고 있다. ‘서학개미’와 기업의 달러 수요가 여전해서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한국에 달러 자금 유입을 늘릴 수 있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11일 외환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환율은 상승). 정부의 강도 높은 개입으로 지난달 29일 1429.8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9일 1457.6원까지 쉬지 않고 흘러 내렸다. 미국 관세 변수로 외환시장이 흔들렸던 지난해 7월 초(7거래일 연속) 이후 최장 기간 연속 하락이다.
원화가치 추락을 이끄는 요인으로 기업과 개인투자자 등의 달러 매수 수요가 꼽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9일 국내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19억4217만 달러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NH농협은행 이낙원 FX파생전문위원은 “개인의 해외주식 순매수 달러 수요와 수입 기업의 결제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새해 들어 원화가치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자 정부는 지난 8일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정부는 WGBI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8일 회의에서 “4월로 예정된 WGBI 편입을 차질 없이 실행하는 한편 MSCI 선진국지수 편입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WGBI 편입과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자본시장에서 원화에 대한 수요를 늘릴만한 대표적 수단으로 꼽힌다. WGBI는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주요국 연기금과 중앙은행 등 기관이 기준으로 삼는 채권지수다. 한국 국채의 지수 편입은 올해 4월 시작돼 11월 완료된다. 정부는 WGBI 편입으로 560억 달러(약 81조75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한국 국채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MSCI 선진국지수 편입도 마찬가지다. 외국 연기금 등 안정적인 투자금 유입이 확대돼 원화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선진국지수 편입 시 최대 3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한국 증시에 유입될 수 있다. 정부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 국내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등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부 뜻대로 순조롭게 풀린다면 올해 6월 관찰대상국 지정을 시장으로 선진국 지수 편입 절차 등이 진행된다.
다만 한국 자본시장의 매력 부족, 미국과의 금리 차 등 구조적 요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지수 편입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MSCI 선진국지수는 올해 6월 관찰대상국에 지정되더라도 실제 지수 편입은 2028년 6월에야 이뤄질 수 있다. 외환시장에서 당장 급한 불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WGBI 등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효과를 낸다”면서도 “달러 자금이 장기간 분산돼 유입되는 만큼 단기적인 효과가 크지 않다는 건 이미 WGBI에 편입된 중국 등의 사례에서 확인된 바 있다”고 짚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 교수도 “기업 투명성과 정책 신뢰성 등 근본적인 가치가 먼저 개선돼야 들어온 달러 자금을 국내 시장에 붙잡아 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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