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말하는 AI 가고 일하는 AI…챗GPT보다 더 센 놈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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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AI 키워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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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인공지능(AI). 올해는 또 어떤 키워드가 쏟아져 나올지 우려부터 앞선다. 이제 겨우 LLM(거대언어모델)이 뭔지 감을 잡았는데 자고 일어나면 ‘월드모델’부터 ‘피지컬 AI’ ‘스펙 기반 코딩’까지 모르는 용어가 튀어나온다. 무서운 속도로 변하는 AI 기술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일단 낯선 용어들에 익숙해져야 한다. 올해 꼭 알아야 할 AI·IT 트렌드를 10가지 키워드로 모았다. 이 키워드들을 알고 나면 IT 관련 뉴스나 보고서를 이해하기 더 수월해질 것이다.

월드모델=현실 세계에서 사물과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고, 그 결과는 무엇인지 추론하는 AI 모델을 의미한다. 이 AI는 가상 세계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물리법칙이 적용되는 현실 세계의 인과관계를 학습한다. 학계에선 월드모델이 GPT를 비롯한 기존 LLM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LM은 물리적 결과를 추론하는 문제에선 한계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 한계를 넘어선 AI가 월드모델이다. 월드모델이 상용화되면 자율주행·물류 로봇 등의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범용 인공지능(AGI·사람같이 사고하는 AI)을 만들 단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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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질리티 로보틱스 휴머노이드 ‘디짓’

피지컬AI=물리적 실체와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는 AI를 뜻한다. 로봇을 실험실 밖으로 끄집어내 실제 인간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한 필수 기술이다. 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산업 현장을 본뜬 실험실에서 로봇을 가동하며 온갖 시행착오 데이터를 모았고, 이 데이터를 로봇의 두뇌인 ‘VLA(시각·언어 통합 모델)’에 이식해 성능을 고도화하는 중이다.

성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로봇의 몸(하드웨어)과 두뇌(피지컬AI)를 동시에 만들어 최적화하려는 개발사도 나타났다. 이런 ‘풀스택’ 전략은 향후 로봇 시장 주도권을 쥘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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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리얼월드의 개발 단계 휴머노이드

AI 사이언티스트=AI가 자율적으로 과학 가설을 세우고, 과거 논문과 데이터를 분석한 뒤, 실험실에서 스스로 검증하는 모델이다. 인간의 연구를 보조하던 AI ‘코 사이언티스트(공동 과학자)’ 모델에서 한 발짝 더 진화한 개념이다. 이미 연구실에선 AI가 필수 연구 도구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12월 구글에 따르면 구글 딥마인드 단백질 구조 예측 AI 모델인 ‘알파폴드’는 출시 5년 만에 3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끌어모았다. 학계에선 AI가 질병에 따른 증상을 분류하고, 치료 계획을 설계하는 등 의료 분야에서 역할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펙 기반 코딩=사람이 제품(프로덕트)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고, 코딩은 AI가 하는 기법이다. AI의 코딩 실력이 저연차 개발자를 앞지르며 실리콘밸리에서 퍼진 업무 방식이다. 지난해 2월 오픈AI 공동 창립자 안드레 카파시가 ‘바이브 코딩’(평소 쓰는 말로 코딩하는 방식)이란 용어를 처음 언급한 뒤 개발 업무의 문턱은 급속도로 낮아지는 추세다. 기업이 개발자에게 요구하는 역량도 코딩 대신 ‘프로덕트 스펙’(제품 명세서)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바이브 디자인=디자이너가 아닌 일반인도 AI와 대화하며 각종 이미지, 영상 등 콘텐트를 제작하는 기술이다. 지난해 5월 디자인 협업 소프트웨어 개발사 피그마가 처음 제시한 뒤, 디자인 업계에 급속도로 퍼졌다. AI는 이용자 취향에 맞게 편집도 알아서 해준다. 구글은 지난해 영상 생성AI 비오3, 이미지 생성AI ‘나노바나나 프로’ 등을 내놨고, 오픈AI도 ‘GPT-이미지 1.5’를 출시했다. 후발주자인 메타도 이미지 생성AI ‘망고’를 개발하고 있다. 덩달아 빅테크의 IP(지식재산권)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IP가 있어야 AI가 학습할 데이터를 구할 수 있어서다.

다중에이전트시스템(MAS)=AI에이전트(비서)가 복잡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AI의 역할이 늘면서 코딩 없이도 우리 회사, 우리 팀에 꼭 맞는 AI 비서를 개발하는 플랫폼은 지난해 앞다퉈 출시됐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MCP(Model Context Protocol)다. AI 모델이 외부 데이터베이스, 애플리케이션과 실시간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통신 규약을 의미한다. 전자기기 충전 케이블이 C타입으로 통일된 것처럼 MCP가 다양한 AI 모델들을 하나의 공통 언어로 연결시켜준 것이다. 각기 다른 AI들이 함께 일할 수 있게 되면서 사람과 함께 일하는 ‘디지털 동료’들이 사무실에 본격적으로 도입될 가능성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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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맞춤형 반도체(ASIC)=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가 AI를 훈련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한 반도체를 말한다. AI용 반도체 시장을 독식한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카드) 의존도를 줄이려는 시도다. GPU가 기성복이라면 ASIC는 맞춤 정장처럼 AI 훈련에 최적화됐다. 자사 AI 훈련에만 집중해 ‘가성비’를 확보한 게 특징이다. 구글은 지난해 자체 개발한 ASIC인 TPU(텐서처리장치)로 AI 모델인 ‘제미나이3’을 개발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지난해 12월 직접 개발한 AI반도체 ‘트레이니움’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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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AI수퍼팩토리=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해 제시한 개념이다. 물리적으로 떨어진 데이터센터를 단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MS는 지난해 11월 조지아주에 신규 데이터센터를 완공하면서 AI수퍼팩토리 구상을 밝혔다. GPU와 CPU(중앙처리장치)를 초고속 네트워크로 엮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끌어올린 게 특징이다. 이를 위해 서버를 더 촘촘하게 배치하고, 이를 연결한 네트워크 케이블 길이도 최소화했다. 이 기술이 보급될 경우 GPU를 대량 공수하지 않고도 초대형 데이터센터와 맞먹는 컴퓨팅(연산)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

데이터 포화=AI 훈련에 필요한 데이터의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지는 현상을 뜻한다. 비영리 연구단체 에포크AI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데이터 관련 보고서에서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인간이 생성한 텍스트 데이터는 사실상 포화(saturation)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LLM의 학습 추세가 지금처럼 이어질 경우 인간이 제작한 데이터의 총량은 곧 학습 수요와 일치해 AI 지능의 개선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AI가 스스로 만든 ‘합성 데이터’를 다시 학습할 경우 AI 모델의 품질은 크게 저하될 거란 우려도 크다. 이 때문에 인간이 만든 데이터를 둘러싼 저작권 분쟁은 더 잦아질 전망이다.

AI 해커=생성AI를 활용해 사이버 공격을 수행하는 기술을 지칭한다. 이미 AI로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거나 가짜 웹사이트를 만들어 스미싱을 유도하는 수법은 보편화돼 있다. 더 큰 문제는 AI가 자체적으로 코드를 만들어 추적을 회피하고, 즉석에서 새로운 악성 기능을 만들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은 “최근 해커들이 자사 생성AI인 제미나이를 이용해 악성 명령어를 만들려고 했다”며 앞으로 이런 범죄가 늘어날 거라고 예상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AI로 보안을 강화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정부가 주최한 AI 보안 기술 경진대회에서는 한국 팀이 AI 기반 보안 시스템을 선보여 우수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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