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국민·기초연금 쥐어짜도…노인 286만명, 최저생계비도 못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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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첫 날인 1일 서울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를 찾은 노인들이 식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노인의 3대 수입원은 국민연금·기초연금·노인일자리 수당이다. 이걸 다 합해서 1인 가구 생계급여 최대액(일명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수입을 올리는 노인이 56만명으로 집계됐다. 또 국민연금공단이 제시한 1인 가구 최소 노후 생활비에 근접한 노인은 324만명 정도로 추정됐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은 국민연금공단 제출 자료를 바탕으로 국민연금·기초연금 동시 수급 노인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동시 수급 노인은 342만7000명이다. 65세 이상 노인 약 1000만명의 34%에 해당한다.
김 의원실은 두 연금의 합계와 1인 가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생계급여 최대액(약 77만원), 국민연금연구원의 1인 가구 최소 노후 생활비(2023년 136만원, 이하 최소생활비)를 비교했다. 생계급여 최대액은 일종의 최저생계비로 통한다. 두 연금의 합계가 여기에 못 미치는 노인이 약 286만명이다.
서울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를 찾은 민원인이 연금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최소생활비는 국민연금공단 산하 연구원이 50세 이상 중고령자 8000여명의 주관적 판단을 근거로 측정한 값이다. 국민·기초 연금의 합이 여기에 못 미치는 노인은 약 338만명이다. 이 기준을 충족하는 노인은 5만2000명에 불과하다.
국민연금(기초연금 제외)만 따져 생계급여 최대액에 못 미치는 노인은 482만명이다. 전체 노인의 절반 가까이 된다. 최소생활비가 안 되는 사람은 583만명이다. '미달 수급자'가 많은 이유는 국민연금 역사가 유럽 복지국가보다 훨씬 짧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연금액은 68만원 남짓(지난해 9월 기준)에 불과하다.
김 의원실은 국민·기초 연금 외 노인의 주요 수입원인 노인 일자리 수당을 넣어서 따졌다. 노인 일자리 사업 중 공익활동형은 청소·교통안전 등의 일을 하며 대개 월 29만원(연 11개월)을 받는다. 기초연금 수급자여야 참여할 수 있다. 국민·기초연금 동시 수급자 중 노인 일자리 수당까지 받아야 생계급여 최대액에 근접하는 사람이 56만여명이다. 또 국민연금연구원 기준 최소생활비에 근접하는 사람은 324만명이다.
충남 청양군의 한 노인(80)은 국민연금은 못 받고 기초연금은 받는다. 노인 일자리 사업(청소)에 참여한다. 이렇게 해서 월 60만원 남짓이 들어온다. 청양군은 현 정부가 시행하는 기본소득(월 15만원) 시범사업 지역이다. 일자리 수당과 기초연금이 소득의 전부라는 그는 "항상 모자란다. 기본소득을 받으면 기름값으로 쓰고, 여윳돈이 있으면 손자에게 용돈을 주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박람회에서 노인들이 참가업체 모집요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그동안 베이비부머(1955~63년생)와 바로 뒤 세대가 노인에 접어들면서 국민연금 액수가 늘었다. 하지만 한 번에 확 올라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기초연금과 노인 일자리에 의존하는 저소득 노인이 여전히 적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노인 일자리 수당을 확 올리기도 쉽지 않다.
대안은 기초연금 손보기다. 김선민 의원은 기초연금 산정 기준을 '노인의 70%'에서 '기준중위소득의 100%'로 바꾸는 내용을 담은 법률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렇게 하면 기초연금 대상자 증가 폭을 줄이는 효과가 난다. 또 기초연금 액수를 1인 가구 생계급여 최대액으로 올리는 조항을 개정안에 담았다. 여기에는 연간 20조원 넘게 예산이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 제도 내에서 구조를 바꾸자고 제안한다. 양 교수는 "기초연금 대상자를 줄이고 여기서 절감한 예산으로 저소득 노인의 연금액을 늘려야 한다. 또 선정 기준을 '기준중위소득의 몇%' 식으로 바꿔 대상자 증가 폭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남재우 한국연금학회장(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선임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 기능과 기초연금이 중복되고,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제가 일부 겹치는데 이를 조정해야 한다"며 "보편적이 아니라 선별적으로 필요한 곳에 복지 예산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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