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영암 5명 중 1명 이민자…주민 77% "우리 이웃" [이민, 사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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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1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 위치한 HD현대삼호 조선소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출근하고 있다. 영암=장정필 객원기자

고향 땅에 내리는 빗소리처럼 아름다운 노래 한곡을 기타로 연주하는게 새해 목표에요. 우즈베키스탄은 비오는 날이 특히 예뻐서 참 좋아했어요.  

지난해 12월 27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 있는 한 통닭집. 코빌 존(42)은 짙은 파란색 작업복 차림으로 맥주잔을 들고 이렇게 새해 소망을 말했다. 그는 2022년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받고 한국에 와 4년째 HD현대삼호에서 일한다. 이날 이민노동자 10여명은 인근 ‘모촌원룸’ 주인 박찬수(79)씨와 통닭집 주인 박경란(55)씨와 퇴근 후 치맥을 함께했다.

러시아 출신 기릴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 카자흐스탄인 아이벡은 “가족들 건강하고, 돈도 많이 버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박씨는 “이렇게 많은 외국인이 혼자 와서 일허고, 돈 벌면 다 가족들한테 보내는 데 한국에서 함께 살게허면 나라에도 좋은 일 아녀”라고 했다. 영암군은 주민 5명 중 1명(21.1%)이 외국인으로 전국 자치단체 중 이민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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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중앙일보가 입수한 법무부 이민정책연구원의 ‘이민자 사회통합지수’ 보고서에서 영암군은 ‘이주민을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수용하느냐’고 물은 결과 ‘동의한다’(77.0%)는 비율이 전국 1위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17개 광역자치단체와 등록외국인이 1만명 이상인 22개 기초자치단체의 내국인 6000명을 대상으로 이주민 수용도를 조사한 결과다. 반면에 제주도는 ‘동의한다’(40.9%)는 최하위권이었고,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가 11.6%로 조사 대상 자치단체 중 가장 높았다. 제주도는 2002년부터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며 비자 없이 30일간 도내 체류할 수 있는 ‘무사증 제도’를 시행하며 지난해 224만명 이상(잠정치) 외국인 관광객이 찾았지만 불법 체류자도 많다. 현지에선 중국인이 운영하는 불법 인력 파견사무소도 성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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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오전 6시 제주의 한 농촌에서 중국 불법체류자를 농사꾼이 트럭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제주=김정재 기자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72만5083명, 90일 이상 장기체류 외국인도 216만명을 넘어섰다. 여기서 외국국적 동포를 제외한 등록외국인은 전년 대비 8.0% 증가한 160만6633명. 이 중 약 60만명(37.5%)이 각종 취업비자로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다. 지난해 9월까지 산업재해로 숨진 457명 중 60명(13.1%)이 외국인인 이유다.

유민이 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거주 외국인이 전체 인구의 5.3%에 달하고 한류 인기와 더불어 증가세도 가파르다”며 “이미 온 이민시대에 맞춰 외국인을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라 ‘사람이 온다’는 통합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전하고 질서 있는 ‘정규 이민’ 여부에 따라 이민자 수용성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비자를 포함한 이민 통합정책 차원에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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