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차선 잘 바꾸는데 속도는 '느림보'...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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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량을 시범운행하는 모습. 김효성 기자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모셔널(Motional) 본사.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계열사인 모셔널의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 기술이 국내 취재진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 앞서 모셔널은 2024년 5월, 라스베이거스와 산타모니카 지역에서 진행했던 로보택시 시범운행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이후 올해 말 서비스 재론칭을 앞두고 인공지능(AI)이 상황을 판단·학습하는 E2E(엔드 투 엔드) 방식을 적용한 새 로보택시를 미리 선보인 것이다.
이날 라스베이거스 도심 등 총 14㎞ 거리를 약 35분간 시험주행하며 두 눈으로 확인한 모셔널 자율주행은 승차감과 교통법규 준수 측면에서는 충분히 우수했다. ‘모셔널’이라는 한글 문구가 뚜렷한 아이오닉5 자율주행 차량에 올라타자, 부드럽게 출발한 차량은 6차선 도로를 평균 시속 40㎞로 정속 주행했다. 운전사는 만약을 위해 운전대에 가만히 손을 올려놓을 뿐, 차선을 변경하거나 좌·우회전할 때 운전대를 조작하지 않았다. 가속·브레이크 페달에도 일절 발을 올리지 않았는데도 차량은 알아서 길을 찾아갔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모셔널 본사에 있는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량. 김효성 기자
여전히 개발단계인 자율주행차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급가속·급제동 현상이 없었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만했다. 좌회전 때에는 차선을 정석대로 잘 지켰고, 우회전 때는 일단 정지한 뒤 보행자가 있는지, 직진차로에 차가 있는지 확인하고 나서야 주행했다. 특히 신호는 철두철미하게 지켰다. 교차로 정지신호를 확인하고는 정지선 5m 전부터 서서히 속도를 줄였고 정지신호가 직진신호로 바뀐 뒤 1초 정도의 간격을 둔 뒤 서서히 직진했다. 무엇보다 안전을 우선시하는 모습이었다. 실제 사람이 운전하는 주변의 일반 차량보다 시속 10~20㎞ 더 천천히 주행하는 것도 특징적이었다.
아쉬운 점은 쇼핑몰 인근 왕복 2차선 도로를 달릴 때 드러났다. 시속 20㎞로 천천히 주행하던 차량은 오른쪽 보행로에 행인이 서 있자 이내 멈춰섰다가 5초 후에 재출발했다. 그런데 잠시 뒤엔 오른쪽 보행로에 행인이 있었는데도 멈추거나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달렸다. 비슷한 상황인데도 차량의 대응이 전혀 달랐다. 인식된 객체(행인)의 의도와 주변 상황을 파악해 행동을 예측하는 추론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슷한 상황은 ‘엣지 케이스(Edge Cases·예외적 상황)’에서도 드러났다. 3차로를 달리던 중 전방에 표지판을 세워 표시한 공사용 차량이 서 있자, 차량은 스스로 2차로로 이동하지 못하고 운전사가 운전대를 돌려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자율주행업계에서는 이 같은 운전자의 개입을 ‘이탈’이라고 표현한다. 14㎞를 주행하는데 1회 이탈한 것은 30~50㎞당 1회 이탈하는 테슬라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보다 성능이 떨어진다고 평가할 수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뤄진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량 시범운행에서 라이다·카메라·레이더 센서를 통해 인식된 주변 차량이 모니터를 통해 보여지고 있다. 김효성 기자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속도였다. 최고 속도는 시속 76㎞였지만, 대부분 구간에서 40㎞ 이내 속도를 유지했다. 차량·인적이 드문 거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마존 죽스(ZOOX), 구글 웨이모(WAYMO) 등 로보택시 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속도를 향상시킬 필요가 있어 보였다.
모셔널은 올해 말 라스베이거스 도심지에서 완전 무인로보택시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4 수준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규칙기반 모델에 E2E 방식을 엮은 ‘하이브리드형 자율주행 스택’을 개발 중이다. 다만 카메라·라이다(LiDAR)·레이더(Radar) 등 복합 센서 방식은 유지한다. 라이다는 카메라보다 5배 이상 비싸 로보택시를 늘릴수록 카메라 기반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 로라 메이저 모셔널 최고경영자(CEO)는 “센서 구조를 최적화하고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를 통합하는 등 비용절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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