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통증 잡으려다 간·위 망가져...진통제 성분·부작용부터 따져라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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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기자의 오늘의 알약
건강·생활 습관 따라 부작용 달라
어린이가 성인용 복용 때 급성 중독

김가영 기자
알면 약이 되고, 모르면 독이 되는 약 이야기. ‘오늘의 알약’에선 복잡한 설명서 대신 꼭 알아야 할 복약 정보를 선별해 전한다. 안전한 복약 생활을 돕는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찬 바람이 불면 몸이 움츠러들어 몸 곳곳에 통증이 생긴다. 감기에 걸려 몸살이 오기도 한다. 이럴 때 손이 가는 건 약 상자다. ‘진통’이라는 글자가 보이면 많은 이들이 설명서를 읽기도 전에 약부터 삼킨다. 하지만 진통제라고 해서 모두 같은 약은 아니다.
성분·기저질환 고려해 선택해야
통증이 있을 때 흔히 사용하는 약은 크게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나프록센 등을 포함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로 나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해열진통제로, 중추신경계의 시상하부에 작용해 진통·해열 효과를 낸다. NSAIDs는 중추가 아닌 말초의 혈관 내피 세포벽에서 발생하는 프로스타글란딘(PGE2) 생성을 억제해 진통·해열 효과에 더해 염증을 가라앉힌다. PGE2는 통증과 발열을 유발하는 생리 활성 물질이다.
진통이 목적일 땐 일반적으로 NSAIDs가 우선 고려된다. 다만 위궤양이나 신장 질환 환자는 부작용 예방을 위해 아세트아미노펜이 더 적합할 수 있다. 가톨릭대 약학대학 임성실 교수는 “PGE2는 혈관을 확장해 위 점막 혈류를 늘리고, 위산을 희석해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며 “NSAIDs는 이 물질의 생성을 억제해 장기 복용 시 궤양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PGE2 생성이 억제되면 신장 혈류도 감소해 신장 기능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소아·청소년이 독감이나 수두에 걸린 상태에서 NSAIDs를 복용하면 뇌·간 손상, 혼수 등을 동반하는 라이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어 아세트아미노펜을 우선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간 손상 위험이 있다.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독성 물질이 음주나 과다 복용 등으로 제때 배출되지 않으면 간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양대 약학대학 이상봉 겸임교수(정다운약국)는 “하루 3잔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은 간 손상 위험이 높아 사용을 피해야 하며, 음주 전후 24시간 복용도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복 복용 주의 … 헷갈릴 땐 약국으로
관절염과 감기, 두통과 독감 등 증상이 겹쳐올 때 약을 섞어 먹는 경우도 많다. 이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약제팀 정채린 약사는 “종합감기약, 근육통 완화제 등에도 아세트아미노펜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 여러 약을 함께 먹으면 1일 최대 허용량을 넘기기 쉽다”고 경고했다. 진통제는 일정 용량을 넘으면 효과는 늘지 않고 부작용만 커진다.
여러 병원에 다닐 때도 주의해야 한다. 임 교수는 “병에 걸렸을 때 몸의 첫 반응은 염증으로, 여러 진료과에서 NSAIDs를 처방한다”며 “병원 간 처방 정보가 연동되지 않아 같은 성분이 중복 처방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헷갈릴 땐 약국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정 약사는 특히 임신부·고령자·기저질환자·수술 예정자는 약국에서 상담한 후 복용할 것을 권했다. 이 겸임교수는 “어린이가 성인용 진통제, 특히 서방정(약효가 서서히 방출되도록 특수하게 만들어진 알약)을 쪼개 복용하면 급성 중독 위험이 있다”며 “연령 정보도 약사에게 꼭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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