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숙소는 고지대, 훈련은 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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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대회 기간 머물 베이스캠프로 해발 1571m 고지대인 멕시코 과달라하라를 낙점했다. 전문가들은 고지대 적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숙소는 높은 곳에, 훈련은 낮은 곳에서’ 진행하는 이른바 ‘LHTL(Live High, Train Low)’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에 베이스캠프 후보지 5곳을 제출하며 과달라하라의 ‘그랜드 피에스타 아메리카나 컨트리클럽’과 ‘더 웨스틴 과달라하라’를 우선순위에 뒀다. 과달라하라는 본선 A조 한국이 유럽 플레이오프 D조 승자와 치를 1차전, 개최국 멕시코와 맞붙을 2차전이 열리는 결전지다. 몬테레이에서 열리는 남아공과의 3차전 역시 이동 거리를 고려할 때 과달라하라가 최적의 요충지다.

홍명보 감독은 대진 확정 후 국내외 운동생리학자 및 의무분과위원들과 논의한 끝에 고지대 환경 적응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해발 1571m는 태백산 정상 장군봉(1567m)에서 축구 경기를 하는 것과 같은 조건이다.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핵심은 ‘이원화 전략’이다. 고지대에서 생활하며 적혈구 수를 늘려 산소 운반 능력을 키우되, 실제 훈련은 산소가 충분한 저지대에서 실시해 훈련의 강도와 질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연구에 따르면 고도 1500~1600m 지역은 평지보다 최대산소섭취량이 약 5~10% 감소한다. 만약 훈련까지 고지대에서 강행할 경우 산소 부족으로 인해 평소만큼의 운동 강도를 뽑아낼 수 없고, 이는 곧 근육 수축 속도 저하와 신경계 피로로 이어진다. 즉, 몸은 고산 지대에 적응시키되(Live High), 고강도 전술 훈련은 산소 압력이 높은 저지대(Train Low)에서 수행해야 평지에서의 폭발적인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

정태석 스피크재활의학과 원장은 “고지대에서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피로 누적 속도가 빨라지며 두통이나 근육통 같은 부작용이 흔하다”며 “상대적으로 고도가 낮은 곳에서 훈련해야 신체 부담을 줄이면서도 전술 수행 능력을 정밀하게 점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지대 적응 시점은 빠를 수록 좋다. 정 원장은 “고지대에서 10~14일간 머물면 평지 대비 5~10% 하락했던 경기력 체감도를 2~4%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다”며 “멕시코 현지 입성에 앞서 미국에서 진행 예정인 프리캠프를 고지대에 차려 적응 과정을 미리 거치는 것도 고려할 만한 방법이라고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대 축구는 투지만큼이나 정교한 스포츠 과학 지원이 승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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