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 이란 정부 지지..."이란 소란사건, 트럼프 개입 구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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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에 불을 붙여 담배를 피우는 여성의 영상이 확산하며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X 캡처

중국 관영 매체가 이란 전역에서 일어난 반(反)정부 시위를 테러 범죄로 규정하고 미국이 개입할 구실을 제공한다며 비판했다. 이란군의 유혈 진압으로 발생한 희생자 숫자는 언급하지 않은 채 시위 여파가 중국으로 번지지 않도록 용어 선택에 신중을 기한 모습이다.

13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국제면에 ‘이란 민중, 소란(騷亂) 사건 규탄하는 전국 집회 거행’ 1단 기사를 싣고 격화된 이란의 시위 상황을 전했다. 테헤란발 관영 신화사 기사를 전재하면서 “이란 각지에서 수십만 민중이 12일 가두집회를 갖고 ‘외국 세력이 지지하는 소란사건’을 규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 관영 방송 화면을 인용하면서 호라마바드·비르잔드·자헤단·라슈트 등지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사진과 국기를 들고 지지를 표명했다며 친정부 집회를 부각했다.

또 “쿰 등지에서는 소요 과정에서 ‘순직’한 이란 안전요원을 위한 장례식을 거했했다”며 “소요 기간 사망한 ‘열사’를 위해 3일간 전국 애도 기간을 선포했고, 12일 ‘테러범죄분자’의 폭력 행위를 규탄하며 행진을 벌일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반면 군인의 피해 규모나 희생된 시위대 숫자는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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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국제면 오른쪽 하단에 이란에서 벌어진 친정부 집회를 전하는 기사가 실렸다. 인민일보 캡처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의 12일 기자회견을 인용해 미국을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국내의 ‘테러 활동’에 개입했음을 증명할 많은 자료를 갖고 있다”며 “이란 국내 항의활동이 폭력과 피비린내로 변하면서 트럼프가 개입할 구실을 제공했다”는 주장이다.

중국 외교부도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저지하는 데 주력했다. 12일 마오닝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란 정부와 인민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가 안정을 유지하길 희망한다”며 “국제관계에서 무력을 사용하거나 무력을 사용한 위협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홍콩의 친중 성향의 신문도 사설을 통해 미국의 이란 사태 개입 가능성을 규탄했다. 성도일보는 13일 사설에서 “미국은 일찍이 이란에 간여했던 전과가 있다”며 “냉전 초기인 1953년 민선 총리 모하마드 모사데크가 석유 국유화를 추진하며 영미 이익을 건드리자 CIA가 배후에서 조종한 정변으로 축출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일단 개입하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면서 이란의 안정과 번영을 가져오기는커녕 지역 전체를 더욱 심각한 충돌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비교적 독립 성향의 경제지 차이신(財新)은 12일 미국 인권운동가통신(HRANA)을 인용해 2주간 이어진 전국적 시위로 최소 538명이 숨지고 1만600명 이상이 정부에 의해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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