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누가 되든 금리 내린다…파월 美 연준 의장 후임 4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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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세계의 중앙은행장’으로 불리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후임을 두고 각축전이 한창이다. 파월 의장의 5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월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것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차기 연준 의장 인선에 대해 “아직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이미 결정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19~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회의 참석을 전후로 의장 후보를 지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과거 수차례 “(5월 임기 종료 이전이라도) 파월 의장을 해임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엔 파월 의장을 연준 청사 개보수와 관련해 형사 기소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신재민 기자
트럼프는 지난해 1월 취임한 직후부터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연준의 독립성과 통화 정책의 중립성’이란 가치는 뒷전이었다. 하지만 파월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 웨이’ 행보를 걸었다. 지난 1년간 금리를 세 차례에 걸쳐 0.75%포인트 내렸다. 현재는 연 3.50∼3.75% 수준이다. 트럼프가 파월을 “너무 늦은 사람(Mr. Too late)”이라고 깎아내린 이유다.
트럼프가 원하는 차기 연준 의장은 당연하게도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다. 그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연준 의장은 금리 결정과 관련해 대통령과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7일 연설에서는 “(차기 연준 의장은) 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것을 믿는 인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백악관이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할 경우 1970년대 벌어진 ‘대 인플레이션’(great inflation) 사태를 다시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1970년대 아서 번스 전 연준 의장을 압박해 통화 완화 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10%가 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시달렸다. 아타칸 바키스탄 베렌버그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연준이 심각한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통화 초(超) 완화 정책을 추진한다면 1970년대 벌어진 최악의 위험 시나리오와 닮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백악관에서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앞줄 오른쪽)의 의견을 듣고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거론되는 유력 후보군은 4명으로 압축된다.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다. 앞서 ‘두 케빈’과 월러가 트럼프와 면접을 마쳤다. 리더는 면접을 앞두고 있다.
13일 한 때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선 해싯(지지율 40%)과 워시(39%)가 후임 자리를 두고 선두를 다퉜다. 둘의 지지율은 최근 한 달 새 순위를 바꿔가며 엎치락뒤치락했다. 월러(9%)와 리더(8%)는 격차가 다소 벌어져 '2강 2약' 구도다.
강도에 차이가 있을 뿐 4명 모두 “현재 금리가 너무 높다”는 문제의식은 같다. 누가 차기 연준 의장이 되느냐에 따라 완화 속도와 강도만 달라질 전망이다. 시장에서 해싯은 ‘전향적 금리 인하’, 워시는 ‘신중한 접근’, 월러·리더는 ‘점진적 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본다. 연준 독립성 논란을 의식한 듯 해싯은 최근 “연준의 독립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시는 “독립성은 필수지만, 연준이 본래 역할을 넘어서면 정치가 개입할 명분만 키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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