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권교체 대신 ‘고쳐쓰기’ 택한 美에 베네수 “정치범 석방”…마차도 “트럼프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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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약 30㎞ 떨어진 미란다주에 있는 교도소 밖에서 정치범 가족들이 볼리바르 국가경찰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정치범 수십 명을 추가로 석방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임시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외견상 ‘동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교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잇달아 만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베네수엘라 교정부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헌법 질서를 어지럽히고 사회 불안정화를 꾀했다가 붙잡힌 117명을 석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87명을 석방한 데 이은 조치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을 비판했던 정치범도 포함됐다. 현지 인권단체 포로 페날은 마두로 전 대통령이 3선에 성공한 2024년 7월 대선을 부정선거라고 비판한 인사들이 이번 석방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마두로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개시한 포괄적 검토의 후속 결정”이라며 “정의, 대화, 평화 유지를 지향하는 정책적 틀 안에서 진행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임시정부는 마두로 전 대통령을 여전히 헌법상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다. 지난 5일 임시 대통령에 취임한 로드리게스도 “베네수엘라에서 대통령은 마두로, 단 한 명뿐”이라고 공언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조치가 자발적 결정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정치범 등을 석방하자 “이는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베네수엘라는 평화를 추구한다는 신호로 정치범을 대규모로 석방하고 있다”며 “이는 현명한 제스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협력 덕분에 나는 앞서 예상됐던 베네수엘라에 대한 두 번째 공격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 정부의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베네수엘라 국민의 이익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한 사례”라고 자찬했다.

지난해 초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대중 집회에서 연설하는 야권 지도자 마차도. EPA=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로드리게스 임시정부와 협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무력으로 기존 권력을 붕괴시키는 전략에서 벗어나 지도자만 제거한 뒤 기존 체제를 관리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른바 ‘불량 국가’에 대한 미국의 접근법이 ‘정권 교체’에서 ‘고쳐쓰기’로 변화했다는 설명이다. 정권의 완전한 교체가 아닌 ‘관리’가 트럼프 행정부의 목적이라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정치범을 석방하는 등 일종의 유화 제스처를 통해 제재 완화 등을 꾀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차기 지도자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은 마차도는 이날 로마 바티칸에서 레오 14세 교황을 접견했다. 접견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마차도는 성명을 통해 “납치·실종 상태의 모든 베네수엘라인을 위해 교황에게 중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마두로의 측근이 계속 정권을 잡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마차도는 15일에는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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