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직장인 자화상 ‘딜버트’ 남긴 스콧 애덤스 별세…트럼프 “위대한 인플루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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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버트'의 작가 스콧 애덤스. AP=연합뉴스

미국 직장 문화를 날카롭게 풍자한 연재 만화 ‘딜버트(Dilbert)’의 창작자 스콧 애덤스가 전립선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68세.

애덤스의 전 부인 셸리 마일스는 13일(현지시간) 애덤스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그는 이제 우리 곁에 없다”며 부고를 전했다. AP통신과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애덤스는 지난해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고, 암이 뼈로 전이된 이후 최근까지 캘리포니아 북부 자택에서 호스피스 치료를 받아왔다.

마일스는 애덤스가 새해 첫날 미리 작성한 유언에서 팬들에게 남긴 메시지도 공개했다. 애덤스는 “나는 놀라운 삶을 살았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며 “내 작품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다음 세대와 나눠 달라. 유용한 사람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애덤스는 1989년 전화·통신회사 퍼시픽벨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시절, 사무실의 무미건조한 분위기와 괴짜 동료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딜버트’를 창작했다. 입이 없고 둥근 안경을 쓴 주인공 딜버트는 흰 셔츠에 늘 말려 올라간 빨간 넥타이를 매고 등장하며, 관료주의와 비합리적인 조직 문화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딜버트’를 세상에 알리는 데 기여한 사라 길레스피는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사무실 생활을 바라보는 시각이 새롭고 정확했으며 통찰력이 뛰어났다”며 “예술성이 두드러지지 않은 점이 오히려 대중적 공감을 이끈 강점이었다”고 회고했다.

‘딜버트’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 70여 개국, 25개 언어로 번역돼 약 2000개 신문에 연재되며 큰 인기를 누렸다. 1997년에는 미국만화가협회가 수여하는 루벤상을 받았고,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인’ 목록에 오른 최초의 가상 캐릭터라는 기록도 남겼다. 만화는 인터넷 시대 초기 온라인 확산을 통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단행본과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도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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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애덤스의 말년은 논란과 함께했다. 그는 점차 보수적 정치 성향을 공개적으로 드러냈고, 2023년 흑인을 “증오 집단”이라고 표현하는 등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 여파로 수백 곳의 신문사가 ‘딜버트’ 연재를 중단했다.

이후 애덤스는 보수 성향 플랫폼 럼블(Rumble)에서 유료 채널을 개설해 ‘딜버트 리본(Dilbert Reborn)’이라는 이름으로 만화를 이어갔으며, 정치·사회 현안을 다루는 팟캐스트 ‘리얼 커피(Real Coffee)’도 진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애덤스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애도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슬프게도 위대한 인플루언서 스콧 애덤스가 세상을 떠났다”며 “그는 그것이 유행이 아니던 시절부터 나를 좋아하고 존중해 준 환상적인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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