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자사주 소각 강제하면 주가 오른다? 전문가도 의견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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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일러스트. 중앙포토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책 방향과 파급 효과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대법원 재판연구관), 김지평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안상현 화우 변호사(새정부정책TF그룹장),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증권학회장), 정우용 한국상장사협의회 부회장,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등 기업법 전문가 6인은 주주권 강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기업 경영에 미칠 부작용을 최소화할 정교한 설계를 주문했다.

가장 먼저 소각 의무 예외 단서인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경우’의 범위다. 안상현 변호사는 “정관에 ‘경영상 목적’을 어떻게, 어디까지 규정해야 할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또 자사주 보유·처분 때마다 주주총회 승인을 받도록 했는데, 매번 주총을 통해 국민연금이나 행동주의 펀드, 소액주주 등의 동의를 얻어 안건을 통과시키는게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김지평 변호사는 “신주를 제3자에게 발행할 때는 이사회 결의만으로 되는데, 오히려 재무적 실질이 같은 자사주 처분은 주총 승인을 받아야 해 규제가 일관되지 않아 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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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기업의 정기 주주총회 행사장 안내 공고. 중앙포토

대규모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취득한 자사주를 어떻게 볼 것이냐도 논쟁거리다. 권재열 교수는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회사가 내 주식을 사달라’(주식매수청구권)고 요구하면, 주식을 사들여 자사주로 보유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어쩔 수 없이 쌓인 자사주까지 소각하라고 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합병으로 빚이 늘었는데, 자사주까지 소각하면 회사의 자본금이 줄어 한꺼번에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준선 교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동안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과세 이연), 소각 시에는 ‘처분한 것’으로 간주돼 매각과 동일하게 세금을 내야 한다”며 “이 경우 수천억원 대 세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국내 증시의 저평가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를 두고도 시각은 갈린다. 이준서 교수는 “자사주 악용을 차단하고 주주권 강화를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반면 정우용 부회장은 “소각이 강제되면 자사주 매입 자체를 꺼리게 돼 정책 효과가 단발성에 그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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